희망과 용기,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 ‘자원봉사자’
희망과 용기,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 ‘자원봉사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0.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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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 복구현장에서>

태풍 ‘차바’는 참으로 무서웠다. 단 몇 시간의 위력으로 울산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태풍이 잦아들고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빛을 드리웠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끔찍했다. 집은 물에 잠기고, 강변 주차장에는 물이 넘쳐 자동차가 떠내려갔다. 재난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울산은 큰 자연재해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지진과 태풍은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전에 없던 아픔을 겪으면서 태풍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바친 삶의 터전을 날려버리고, 절망적인 현실에 부딪혀 실의에 빠진 주민들은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될지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 곁에 가장 먼저 달려가 아픔을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국가적 재난 복구 현장에는 언제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고, 재해 현장에서 이들의 힘은 재난을 극복하는 원천이 됐다.

우리 민족은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이 생길 때 하나가 되는 단결력을 갖고 있다. 이번 태풍 피해 현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태풍이 왔던 5일 오후 하던 일 다 접고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 구슬땀을 흘리던 이들이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봉사자들은 침수된 집의 물을 퍼내고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동천강으로 밀려온 엄청난 쓰레기를 치웠다. 1년을 공들여 지은 농작물 앞에 망연자실한 농부를 위해 물 속에서 하나라도 더 농작물을 건지려고 애쓰던 봉사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매일 복구 현장에서 일하며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말하면서도 다음날 또 현장을 찾는 봉사자들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했다.

이번 태풍 피해 현장을 적극 지원하고 도운 곳이 또 있다. 현대자동차는 매일 현장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했다. 동천강에 500명, 상안동 농가에 600명, 강동산하해변에 300명 등이 매일 현장에 나와 복구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인력은 부족하고 요청하는 현장은 많아 어려움을 겪던 중 먼저 도울 일이 없냐는 현대차의 전화에 반갑기만 했다.

지난 10일 농소3동 비닐하우스 농가 밀집 지역 복구 지원이 있던 날, 현장에는 도움이 필요한 농민들이 봉사자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한쪽에는 삽과 낫, 갈고리, 장갑, 포대가 가득 쌓여 있었다.

현대자동차 버스 15대가 들어오고 장정들이 우르르 차에서 내렸다. 농민들의 얼굴은 그제야 조금 밝아진 듯 했다. 피해 농가 하우스와 창고를 정리하고, 직접 포클레인을 운전해 수거된 쓰레기를 트럭에 실어 나르는 자원봉사자들의 옷은 진흙투성이가 됐다. 이마에는 구슬땀이 흘렀다. 그래도 쉬지 않고 현장을 누비는 모습에 참으로 감사했고, 자원봉사자들의 대단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시락과 간식, 물도 매일 500개씩을 전달, 수해 복구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개인 자원봉사자뿐만 아니라 기업체 직원, 공무원, 타 지역에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준 봉사자들 덕분에 피해 현장은 조금씩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태풍 발생 이후 현재까지 매일 쉬지 않고 현장을 찾아 봉사하는 분들이 북구만 6천명이 넘었다. 지금도 자원봉사활동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자원봉사자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기에 힘들고 피곤하지만 매일 매일 현장을 찾는 것이 아닐까.

자원봉사자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 국제적인 경기나 행사 등을 개최 할 때도 그 중심에는 자원봉사자가 있었고, 국가적인 재난 발생 시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며 과제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태풍 차바의 영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자원봉사자의 힘이 우리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정미경 북구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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