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鳥類)를 통해 본 인생사
조류(鳥類)를 통해 본 인생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0.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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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만든 사람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생령이 된 사람, 횡수(橫? )의 태생(胎生), 비침(飛沈)의 난생(卵生), 번복(飜覆)의 습생(濕生), 전세(轉?)의 화생(化生) 등 모든 생명체는 결국에는 죽는 것이 정한 이치다.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로 ‘백세 인생’이라 하지만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歲月不待人). ‘붉은 꽃도 십일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는 노랫말같이 세월은 번갯불이나 부싯돌의 불(電光石火)과 같이, 까마귀의 비상이나 토끼의 질주(烏飛兎走)와 같이 빠르게 간다. 그 시간 속에서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며,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일생의 순환을 관심 있게 살펴보면 황새, 까치, 참새, 기러기, 닭, 원앙, 학, 까마귀와 같은 조류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황새’는 애기를 가져다준다는 ‘애기 점지’ 새다. 겨울철새로서, 울산 태화강과 동천의 합수지역 및 외황강 오대오천 지역에서 3년 주기로 몇 차례 발견됐다. 우리나라 민속에서는 삼신할매가 애기를 점지해 준다고 믿지만 유럽에서는 황새가 애기를 굴뚝 속으로 넣어주어야 애기가 태어난다고 믿는다. 황새는 뱁새와 비교되어 큰 새로 인식된다. 김해 화포천에는 ‘봉순이’라는 이름의 황새가 산다.

‘까치’는 한자로 ‘작(鵲)’이라고 쓴다. 까치의 다른 이름 중에 비박조(飛駁鳥. 얼룩무늬 나는 새)는 까치의 모습을 잘 표현한 이름이다. 까치가 공교롭게도 애기가 탄생하는 날에 울면 그야말로 기쁨을 온전히 전해주는 새로 각인된다. ‘방앗간을 떠나지 않는 참새’, ‘조잘거리기는 아침 참새’ 같은 속담 속의 ‘참새’는 어린아이에 비유해도 괜찮을 것 같다. 부모가 방앗간이라면 참새는 어린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조잘거리는 것 또한 어린 아이들의 생활의 전부다.

‘기러기’는 전통혼례에서 신랑이 들고 신부 집을 찾아가 드리는 의식 ‘전안례’에 등장하는 새다. 기러기는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킨다’는 의미가 전승되는 새다. “황혼이혼을 하고 재혼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이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한 선택이 재혼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동아일보.2016.9.30.).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킨다’는 전통적 인식이 무의미해진 시대다. 주자(朱子)의 팔장부(八丈夫) 시에서는 “기러기는 수국에서 울매 날아갈 때는 반드시 갈대를 물고 날아가는데 이것이 바로 장부의 지혜다(鴻鳴水國 飛必含蘆 丈夫之智慧也)”라고 했다. 기러기는 지혜로운 새로도 표현된다.

‘닭’은 전통혼례의 상에서 수탉(붉은 천)과 암탉(푸른 천)의 모양새로 놓인다. 수탉은 ‘울음소리가 새벽을 알린다’, ‘악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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