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정성’과 ‘진심’이 홍보전문가
축제의 계절…‘정성’과 ‘진심’이 홍보전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9.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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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것이 손에 잡힐 듯 확연하게 다가오는 가을이다. 유난히 길게 느껴지던 무더위도 자연의 순리대로 흐르며 유순해졌다. 계절과 계절 사이 짧은 간절기를 실감하는 요즘, 야외 활동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인 듯하다. 이 시기를 기다려 다양한 축제들이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집중되어 있다. 나름대로 각 지역의 특성을 담은 축제들이 짧은 시기에 몰리다 보니 가을을 축제의 계절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축제를 알리고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여러 지자체나 추진위의 홍보전도 만만찮아 보인다. 출장길에 서울역 앞에서 우연히 보았던 어느 중소도시의 축제 홍보전은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인상이 깊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서울역에서는 바쁜 걸음과 무심한 표정들이 당연시되는 곳이어서 그들의 홍보전은 무척 해학적인데다 고정된 행정기관 이미지에서도 살짝 비켜 서 있는 것 같았다. 스스로 경계를 넓혀가는 적극성과 진심이 느껴져서인지 인상 깊은 프로모션으로 다가왔다. 무심하고 바쁜 사람들이 밀물과 썰물처럼 들고나는 곳, 진심이 느껴지면 잰걸음들에 쉼표를 얹어줄 수도 있음을 느끼게 한 장면이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기 위해 무심히 걸음을 재촉하던 필자가 먼발치에서 시각적 인지만 했던 행사장 앞을 지나칠 때 걸음은 느려지고 내심 흐뭇하기까지 했다. 어설프게 요란하고 해학적인 차림에다 연령대도 다양해 보이는 한 홍보팀이 주섬주섬 가져온 물건들을 흔들며 홍보를 막 시작하고 있었다. 재미있거나 여유시간이 충분해서 구경꾼이 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들의 어설픈 홍보전에서 느껴지는 흐물흐물한 경계의식을 짐짓 응원해주고 싶어서였다.

홍보의 내용은 자신들의 지역 축제를 알리고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었다. 필자가 평소 시골로 알고 있던 아주 작은 소도시의 축제인데 신기하게도 이 축제에 대한 긴가민가한 대략의 정보는 희미하게나마 몇 가지 잔상으로 떠올랐다.

물론, 가 본 적도 없고 그 축제를 경험한 기억도 없다. 언제인지는 모르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렴풋한 잔상으로 남아있는 유사한 무엇인가가 있긴 있었나 보다. 낯선데도 낯설지 않은 무엇. 어쩌면 그날 홍보요원으로 나선 다양한 연령대의 어설픈 그들이 전달하려 했던 진심이 느껴져서였을까? 아니면,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그들의 적극적인 실천력 때문이었을까?

분명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데 쉼표를 얹어주게 만든 문구가 있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눈에 들어온 지자체의 이름이었다. 행정기관의 명칭이 의례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쉼표를 얹어주게 하다니… 그 해학적 복장, 그리고 분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분칠로 지역 축제와 자원을 홍보하겠노라 나선 그들은 홍보회사의 명패를 걸고 상경한 ‘전문가’들이 아니었다. 행정부서 직원들이 행정의 이름을 걸고 전국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의 현장에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

홍보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동원 또는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효율적인 실행은 지불하는 비용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비용과 효과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서울역에서 보았듯이 지방 중소도시의 고만고만한 작은 지역 행사라도 ‘정성이라는 전문성’으로 무장한 적극적인 직접홍보가 뒤따른다면 ‘진심이라는 신뢰성’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 지역 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해지고 내실을 기하는 축제가 되리라고 막연하면서도 희망적인 응원을 보낸다.

우리 지역에서도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제50회 처용문화제를 시작으로 산악영화를 비롯한 크고 작은 축제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치르는 축제는 그 비용의 효율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평가해서 다음해를 준비해야 한다. 비용만이 아닌 정성과 진심도 공유할 수 있다면 그 축제에 대한 충성고객과 정성을 다하는 자발적 홍보요원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축제의 계절 가을! 높아진 하늘과 살가운 바람 아래 ‘정성과 진심‘이 전문가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함께 홍보 전략을 세워 우리 지역을 홍보해 보자.

박가령 울산경제진흥원 마을기업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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