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만은 자제해야
현대차 노조, 파업만은 자제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9.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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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 부결 후 재교섭이 잘 풀리지 않자 전면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와 투쟁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섬에 따라 이번 주가 노사간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거나 장기 교섭 또는 파업으로 가는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26일 하루 전면파업에 이어 27일부터 30일까지는 6시간씩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은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노조가 전면파업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회사를 압박해 조합원이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투쟁 전략으로 보인다.

노조는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이 없으면 교섭도 없다며 회사를 상대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3일 열린 27차 임금협상에서 추가 임금안을 내지 않았다.

이처럼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보다 진전된 것이 없자 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사는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말 임금 5만8천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잠정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고 말았다. 노사는 더 이상의 교섭 및 파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파업과 별개로 이번 주 집중 교섭 여지는 남겨놓고 있다.

이번 주를 넘겨 10월이 되면 임금협상에 소요한 기간이 5개월을 훌쩍 넘기게 된다. 이런 상황을 봤을때 주중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의 적극적인 조율도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26일 노조가 12년 만의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과 관련, 노조 내부 이견부터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하루 전면파업으로 7천200여대 규모, 총 1천600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회사 측에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안을 내라고 압박하기 위해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

현대차는 노조의 전면 파업에 대한 입장을 통해 “기존 잠정합의안은 회사와 노조 집행부와의 상당한 고민과 협의 끝에 도출한 결과였으나 노조 내부의 이견으로 교섭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이미 19차례 부분 파업을 벌인 바 있어 이날 전면파업까지 합치면 총 20차례 파업으로 인해 11만4천대의 생산과 2조5천여억원의 매출 차질을 본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조합원의 임금손실 규모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교섭과 파업에 대한 조합원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노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이번 주가 올해 임금협상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파업이 현대차뿐만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로 피해가 확대된다는 점을 노조가 한번쯤 냉철하게 판단해 볼 일요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주도해 온 울산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조선업이 어려워졌고 석유화학분야도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이런 때에 현대자동차마저 전면파업으로 나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 모두가 울산의 전체 경제상황을 되볼아보고 한발씩 양보하는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때다.

<최인식 편집국 부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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