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여 년 전, 서울의 어느 유명한 사립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마치고 이와 비슷한 자체평가회를 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설립자(학원 이사장 겸 학교장)가 사회를 보면서 운동회를 치루고 학부형들이 어떠하다고 말하더냐? 그 의견을 들은 대로 말하라고 했을 때, 선생님들 모두가 적당히 꾸며 알맹이 없는 대답을 했다. 딱 한 사람, ‘학원장님, 남의 집 잔치에 초대되어 대접 잘 받고서 반찬이 맛이 있고 없고 말하지 않습니다. 운동회에 와서, 같이 달리기도 하고 콩주머니도 던졌는데 화장실이 부족하고, 밥 먹을 장소가 불편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들 선생님들 수고했다며 인사하고 돌아갔습니다.’고 바른 말을 했다. 그 설립자 말씀, ‘저 O선생 말이 맞아. 내년에는 간이 화장실 배로 늘리고, 식사장소는 교실을 개방해서 하세요.’라고 더 이상 평가회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울산에는 처용 문화제를 비롯한 축제 행사가 일 년에 약 스무 개가 치러진다. 이런 행사들이 문자 그대로 축제로서 분위기를 살려 질서 있게, 또한 참여자들이 흥겹게 보내지 못 한다고 여러 곳에서 지적을 한다. 본보도 같은 지적을 하였다. 이런 문제점 지적이 내년에도 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뒤풀이를 제대로 해야 한다. 당연히 검토된 사항들이 기록으로 남겨지고 다음 행사 준비위원들에게 계승되어 같은 문제점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시장의 원론적 지시가 아니라 담당 부서장의 책임서약으로 행해져야 축제문화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2009년을 기다리며 바른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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