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문화축제 발전을 위하여
울산의 문화축제 발전을 위하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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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10월 6일자의 ‘울산의 축제, 문제투성이’를 보며 뒤풀이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뒤풀이는 한 때 운동권들이 한바탕 일을 벌이고, 그 일을 잘 했느냐, 어디에서 차질을 빚었는가?, 다음번에는 어떻게 해야 최대의 효과를 낼 것인가 등등 스스로 평가하는 자리이다. 이 자리에서만은 스스럼없이 모두 털어놓고, 쏟아 내놓고, 엄격한 검토를 거친 뒤에 사회자와 진행자가 간추려 정리한다. 그러고서 막걸리 파티를 한다. 나중에 이 막걸리가 광주에서는 룸살롱으로, 청와대에서는 양주로, 승격(?) 되었지만 정리의 목적은 후배들이 다음에 한바탕 일을 벌일 때 참고할 사항을 중심으로 되었다. 철저하게 인민재판을 받을 때의 교육 받은대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깜도 안 되는 사람이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었다. 그 뒤에도 권력의 맛을 보았던 운동권 골수분자들이 촛불 시위에 이런 뒤풀이의 경험을 되살려 권력쟁취 작전을 짜고, 이를 시행하던 과정에 그만 ‘국민(민족이 아님)’의 ‘이것은 아니다.’의 여론에 밀려 좌절하고 말았다. 이들 권력의 맛을 본, ‘완장’을 차 보았던 무리들은 물증은 못 찾았지만 분명히 잠복하여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참고할 사항은 그들이 뒤풀이 할 때, ‘실수한 것’ ‘작전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 중심으로 목적에 비추어 반서하는 태도이다. 이것을 기업체나 교육이나 대개의 짜임새 있는 조직에서는 ‘자체 평가’라고 한다. 이 평가제도와 방식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평가를 누가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따라 다음의 행위에 얼마나 효과가 나타나는지 결정된다.

한 30여 년 전, 서울의 어느 유명한 사립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마치고 이와 비슷한 자체평가회를 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설립자(학원 이사장 겸 학교장)가 사회를 보면서 운동회를 치루고 학부형들이 어떠하다고 말하더냐? 그 의견을 들은 대로 말하라고 했을 때, 선생님들 모두가 적당히 꾸며 알맹이 없는 대답을 했다. 딱 한 사람, ‘학원장님, 남의 집 잔치에 초대되어 대접 잘 받고서 반찬이 맛이 있고 없고 말하지 않습니다. 운동회에 와서, 같이 달리기도 하고 콩주머니도 던졌는데 화장실이 부족하고, 밥 먹을 장소가 불편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들 선생님들 수고했다며 인사하고 돌아갔습니다.’고 바른 말을 했다. 그 설립자 말씀, ‘저 O선생 말이 맞아. 내년에는 간이 화장실 배로 늘리고, 식사장소는 교실을 개방해서 하세요.’라고 더 이상 평가회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울산에는 처용 문화제를 비롯한 축제 행사가 일 년에 약 스무 개가 치러진다. 이런 행사들이 문자 그대로 축제로서 분위기를 살려 질서 있게, 또한 참여자들이 흥겹게 보내지 못 한다고 여러 곳에서 지적을 한다. 본보도 같은 지적을 하였다. 이런 문제점 지적이 내년에도 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뒤풀이를 제대로 해야 한다. 당연히 검토된 사항들이 기록으로 남겨지고 다음 행사 준비위원들에게 계승되어 같은 문제점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시장의 원론적 지시가 아니라 담당 부서장의 책임서약으로 행해져야 축제문화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2009년을 기다리며 바른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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