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회 처용문화제
제50회 처용문화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9.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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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문화제가 올해 50회를 맞는다. 처용문화제의 전신인 울산공업축제가 1967년부터 열렸기 때문이다.

울산으로서는 1967년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다. 5·16 직후 정부 역할을 했던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울산을 특정공업지구로 지명하고 울산공업센터를 설치한 것은 1962년이다. 이 해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됐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1962년부터 1966년까지 추진됐다. 1차 계획의 핵심내용은 에너지원과 기간산업을 확충하고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해 경제개발의 토대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1차 계획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7년에 울산의 랜드마크가 된 공업탑이 건립된다. 공업탑의 정식명칭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다.

공업탑에는 건립위원회 명의의 ‘기념탑 건립 취지문’이 새겨져 지금까지 전한다. 취지문에는 “숙명처럼 되풀이해온 나라와 겨레의 가난과 슬픔은 새 역사와 더불어 윤택의 기쁨으로 그 모습을 바꾸어가고 있습니다”는 글귀에 이어 “이 기쁨과 자랑을 길이 기념하고 보다 더 알찬 앞날을 다지기 위하여 겨레의 승리와 번영을 상징하는 기념탑을 세우고, 선언문과 치사문을 수록하여 땀 흘려 이룩한 민족중흥의 교훈을 길이 후세에 전하고자 합니다”고 기록돼 있다.

공업탑은 콘크리트 기둥 다섯 개로 이루어졌다. 다섯 개의 기둥에는 인구 50만의 새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당시의 울산시기(市旗)에도 별이 다섯 개 그려져 있었다. 같은 의미이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의 울산은 인구 120만의 대도시이다. 당시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공업탑 건립과 함께 시민축제인 울산공업축제가 시작됐다. 그러다가 1991년부터 처용문화제라는 명칭으로 변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축제의 연륜이 50년이라면 결코 짧지 않다.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21회이고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화천 산천어 축제는 내년에 15회를 맞는 것이 고작이다.

올해 처용문화제는 처음으로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장소가 바뀐 만큼 축제는 지금까지와 다른 분위기로 펼쳐질 것이다. 과제는 시민들에게 추억과 함께 꿈을 선사하고 관광객들에게는 울산의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과거의 울산공업축제는 최소한 시민참여형 축제로서는 성공적이었다.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당시 이렇다 할 콘텐츠가 있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당시 주행사장이었던 남외동 공설운동장은 축제기간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내버스 노선도 행사장까지 연장운행됐다. 시내 중고등학생들도 전원 축제에 참여했다. 가장행렬대가 지나는 길가에는 시민들이 모두 나와 구경했다.

지금은 5·60대의 중년이 된 당시의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울산공업축제이다.

물론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하지만 시민축제에는 울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꿈까지 담겨야 할 것이다.

50년의 연륜을 지닌 울산시민의 축제는 곧 울산시민의 문화적 역량을 시험하는 장이다. 지난 50년 동안 쌓은 경험을 재구성해 축제를 가꾸어 간다면 전국민이 주목하고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제50회 처용문화제에 거는 시민의 기대가 그것이다.

<강귀일 취재2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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