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주민들의 ‘주민소환운동’은 진행형
동구 주민들의 ‘주민소환운동’은 진행형
  • 박선열 기자
  • 승인 2016.09.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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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같은 당 소속 2명의 의장 후보가 2개월간 벌인 자리다툼을 끝냈다.

동구의회는 지난 7월 7일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제160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10회에 걸친 본회의를 열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회는 정확히 58일만인 5일 제161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3차 결선투표까지 두 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4대4 가부동수로 현 의장인 장만복 의원이 연장자를 선출하는 의회 규칙에 따라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동구의회는 전반기 동구의회 의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장만복 의원이 후반기 의장 재출마를 선언하자 의장 자리를 노리던 같은 당 홍유준 의원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의원 5명과 무소속 의원 2명, 노동당 의원 1명으로 이뤄진 동구의회는 지난7월 7일 제160회 임시회를 열고 21일까지 10회에 걸친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 선출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에서 후보를 조율하지 못하자 편이 갈라지면서 매번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던 것이다.

임시회 회기가 끝나고도 의장 선출이 결국 불발되자 급기야 주민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의회는 아랑곳 않고 8월 한 달을 아무렇지 않은 듯 보내고 올해 회기 운영 계획에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2차 추경예산안의 심의·의결을 위한 임시회를 열기로 되어 있지만 이마저도 진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원구성이 되지 않으면 임시회 소집을 한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동구지역 주민들은 지난 1일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운동’에 돌입했다.

동구주민회는 “의회 파행으로 시급한 동구의 추경예산안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조선 산업 침체로 인한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구청장의 호소와 거듭된 주민들의 요구에도 의회 정상화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민의 대표이기를 거부한 동구의회에는 더는 바랄 것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권명호 동구청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불황으로 어느 때보다 지역경제가 힘든 시기인데도 의회의 파행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을 심의해야 하는 임시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의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동구의회는 주민소환 압박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늘(5일) 임시회를 열고 장만복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장만복 의장은 이번 당선으로 의장만 네 번째 연임하게 됐다. 제5대 전반기를 시작으로 6대 후반기까지 8년 동안 의장을 하게 되는 셈이다.

지방자치제가 부활되면서 동구의회는 울산지역에서는 울산시의회를 비롯한 5개 구·군 의회 중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의장이 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 것이 전부는 아니다. 2개월 동안 자리다툼을 벌이면서 의회를 파행으로 몰아가는 중심이 됐다는 오명은 물론, 집행부 업무에 대한 의회의 의무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주민들에 의해 의회가 ‘주민소환’ 대상이 됐다는 비난 또한 의회가 존재하는 한 안고 가야할 짐이됐다.

장만복 신임 의장은 이날 “어려운 경제 위기 속에서 의회 파행을 일으켜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지금부터라도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동구의회는 장 의장의 말처럼 대의기관으로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야 할 것이다. 아직도 주민들의 ‘주민소환운동’은 진행형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선열편집국 / 정치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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