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암야시장 카드 안받아요”… 발길 돌리는 소비자
“수암야시장 카드 안받아요”… 발길 돌리는 소비자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6.08.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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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게 제공하니 현금결제만 가능하다”
이용객 불만 높아… 자발적 동참 목소리도
상인회·남구 “내년 1월부터 시행 준비 중”
▲ 울산에서 처음으로 시범운영중인 수암상가시장 야시장.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울산 유일의 야시장인 남구 수암야시장에서 상인들이 카드 결제를 기피하면서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우골목의 경우 기본 단가가 다른 곳보다 높은데다 ‘한우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이유로 현금결제만 요구하고 있어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상인들의 자발적인 카드결제 동참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가족과 함께 남구 수암야시장을 찾은 정모(57)씨는 한우골목에서 계산을 하려하자 ‘현금만 가능하다’는 상인의 말에 놀랐다. 당연히 카드결제가 가능할거란 생각에 현금을 넉넉히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카드로 계산하고 싶다는 말에 상인은 “한우를 평소대비 30% 가량 싸게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카드결제는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요즘 카드결제 안 되는 곳이 없다는 생각에 먹으러 왔는데 식구들이 돌아가자고 해 발길을 돌렸다”면서 “싸게 준다고 현금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소비자로서 부당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유모(31)씨도 카드결제가 안 된다는 말에 황당해했다. 유씨의 고향인 대구 서문야시장의 경우 매대의 3천원, 5천원 판매제품도 카드결제로 살 수 있는데 수암야시장은 모두 현금만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씨는 “서울 한강 밤도깨비 시장은 상인들이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소액이라 할지라도 소비자 편의를 위해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대구 서문야시장도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는데 울산 수암야시장은 카드결제가 불가하다고 해서 인근 식당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9일 남구, 수암야시장 상인, 이용객 등에 따르면 현재 매달 마지막 주 주말인 금·토요일 시범 운영되고 있는 수암야시장에서는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 대구 서문시장과 서울 한강 밤도깨비 시장에서는 소액 결제도 카드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대구 서문시장의 경우 지자체가 나서 야시장 참여자에게 영업허가를 내주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소액결제를 카드로 하는 젊은 층을 흡수하기 위해 마련된 시책이었다.

서울 한강 밤도깨비 시장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카드결제 시행을 하고 있다. 먹거리는 물론 제품 판매대 어디에서나 휴대폰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도깨비 시장에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반면 남구 수암야시장은 기존 수암시장의 상인들이 모여 한우골목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기존 상인들이 식당 등을 영업하고 있어 카드결제도 쉽게 가능하다. 하지만 상인들은 ‘저렴하다’는 이유로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카드결제를 시행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손쉽게 찾아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암시장 관계자는 “야시장 운영 지원금을 받아 상설 운영하는 내년 1월부터 카드결제가 가능토록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11월까지 진행되는 야시장 시범운영 기간에는 불편이 있더라도 소비자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구도 내년 상설 야시장으로 운영되는 수암야시장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토록 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상인회 등과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구 관계자는 “수암야시장이 올해 시범운영을 하다 보니 서비스 측면에서 다소 부족한 사안들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카드결제의 경우 10월께 진행할 야시장 운영방안 용역에 포함시켜 자문을 구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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