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와 유언비어 (流言蜚語)
재료와 유언비어 (流言蜚語)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0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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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배우가 유명을 달리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다 극단적 방법을 택했다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뉴스였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고 세간의 입을 통해서 확산되는, 검증되지 않는 루머는 무척 위험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불특정 다수인들이 참여하는 시장이므로 주가는 대중의 투자심리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고 대중의 투자심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인 중의 하나가 시장 혹은 기업에 대한 정보이다. 그러다 보니 주가가 상식수준 이상으로 급등하기도 하고 급락하기도 하는 지렛대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정보는 무수히 많다. 애널리스트들의 산업·기업분석 리포트에서부터 해외시장뉴스, 수출입동향, 기업의 수주뉴스, 각종 거시경제지표 등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중에서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정보라고 생각하는 개념은 각종 재료 내지는 유언비어에 국한하는 것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이 시장과 주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인 것으로 착각하고 본인의 자산을 거기에 의존하여 투자하는 아쉬운 경우도 많이 있다.

재료란 다음의 예에서 알아볼 수 있다. 옛날에 늑대가 자주 출몰하여 공포에 떨었던 어느 마을 사람들이 늑대만 없어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으로 늑대사냥을 하였다. 그리하여 늑대는 없어졌지만, 그와는 반대로 멧돼지들의 극성으로 마을사람들은 더 큰 홍역을 치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재료란 결국 늑대와 멧돼지같이 엉키고 설켜 악재인지 호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악재로 오인하고 이것이 해소되면 주가가 상승하리라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악재가 부상되어 더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재료만으로 주식시장을 전망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재료란 주가흐름을 부추기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할 뿐 주가흐름 자체를 전환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닌 것이다.

유언비어에서 유언(流言)이란 본래 <시어(詩語)>에 나온 말로 뿌리도 없고 잎도 없다는 뜻으로 근거 없이 나도는 소문을 말한다.

그리고 비어(蜚語)란 <한서(漢書)>에서 나온 말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언비어란 밑도 끝도 없이 냄새를 풍기는 소문을 뜻한다. 유언비어는 전적으로 거짓으로 여길 수도 없고 진실하다고 판단할 수도 없는, 진실성을 내포한 거짓말이라는 야누스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주식시장에서는 각종 유언비어가 판을 친다. 모그룹의 회장의 공식석상이외에서의 야사라든지, 모정치가가 수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하여 주식시장에 개입한다든지 모그룹의 자금사정이 어떠하다는 등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이처럼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출처를 확인할 길 없는 이런저런 유언비어들이 수없이 오간다. 또한 이런 것들이 때에 따라서는 주가를 급등락 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진실성이 결여된 유언비어에 이끌려 매매의사를 결정하기보다는 잠깐 스쳐가는 바람이라고 여기고 이것보다는 기업의 절대적인 기업가치 혹은 시장 전반적인 흐름에 근거하여 매매판단을 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잘못된 재료와 유언비어는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고 그 진실에 따라 주가는 정상적으로 회복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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