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는 순간 추억열차 출발!-풍물패 ‘두렁패’ 윤은숙 회장
두드리는 순간 추억열차 출발!-풍물패 ‘두렁패’ 윤은숙 회장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6.08.2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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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요양원 찾아 ‘다듬이질’ 민요공연 기부

“하나 둘, 쿵탁 쿵탁”

흘러나오는 민요박자에 맞춰 어르신들은 부지런히 다듬이질을 하기 시작한다.

어르신들을 바라보며 맨 앞자리에서 구령을 넣고 있는 사람은 ‘두렁패’ 윤은숙(52·사진) 회장.

윤씨는 4년 전부터 북구 엘림요양원에서 풍물패의 직업을 살려 어르신들과 함께 다듬이질을 하고 있다.

다듬이는 옷감을 손질하는 도구지만 여럿이 두드리는 방망이의 소리는 타악기로 손색이 없다.

그는 “오래 전부터 두렁패 회원들과 지역 어르신들에게 풍물패 공연을 보여드렸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함께 공연을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찾아 보다 옷감을 두드리기만 해도 하나의 음악이 되는 다듬이질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윤씨는 옛 문화를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것이 어르신들과 공감이 간다는 점에서 동작이 쉬운 다듬이질을 4년 전 북구 공모사업을 시작으로 함께 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르신들과 함께 노랫가락에 장단을 맞추며 노는 것이 너무 좋아 공모사업으로 다듬이질을 처음 시도했다. 2년 전 사업 기간이 끝났지만 어르신들이 행복해 하던 모습이 아른거려 일주일에 2~3번 찾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일찍 여윈 어머니의 자리를 요양원 어르신들이 채우고 있다며 되려 감사하다고 말을 전했다.

그는 “항상 요양원을 찾아갈 때 마다 딸처럼 예뻐해주시는 어르신들이 있어 힘들지 않게 수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우리 아낙네의 옛 조상들처럼 다듬이질하면서 어르신들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길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씨는 늘어나는 참가자에게 다듬이질에 필요한 준비물을 자비로 제공하는 등 다듬이 교실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다듬이질을 하는 동안이라도 어르신들을 잠시나마 옛 시절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어르신들의 밝은 얼굴을 보면 지치는 줄 모르고 수업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다듬이질 뿐 아니라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전통 문화를 연구해 풍부한 수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건이 되는 한 많은 요양원들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과 함께 옛 추억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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