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같이 단 기간에 공천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선 결과에 대한 투명성, 정당성을 두고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다툼이 벌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가 현 여당 소속 전임 군수의 독직비리로 인한 것인 만큼 한나라당이 개입치 않는 것이 ‘클린 선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이번 기회에 친 여권지역으로부터 얻은 어부지리를 과감히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그 동안 울산지역에서 형성돼 왔던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란 궤도를 수정하잔 얘기다. 6개 선거구 전체 국회의원과, 5개 광역, 기초단체장 전부가 집권 여당 출신인 마당에 울주군수 보궐선거마저 잠식하겠다고 나서면 좀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그것보단 차라리 ‘완전 진공’ 상태에서 자유 경쟁토록 지켜보는 것이 거대 여당다운 모습이다. 또 이런 무한경쟁에서 승리한 인물을 차기 지방선거에 내 보낼 여유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선출될 울주군수의 잔여 임기는 1년 반 남짓하다. 그 기간 동안 군수능력과 자질을 정당차원에서가 아니라 유권자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 또한 무공천의 장점이다. 누가 당선되든, 이번 선거의 승자는 낮은 지지율로 월계관을 쓸 것이 틀림없다. 그런 허약한 당선인 때문에 ‘공천 여당’이 다음 지방선거까지 속앓이를 하느니 보다 이번 선거 판은 자유 경쟁 체제로 놔두는 것이 옳다.
/ 정종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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