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 원인규명 전방위 수사
이천 화재, 원인규명 전방위 수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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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를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박학근 경기청 2부장)는 8일 화재현장에 대한 정밀감식을 벌이는 등 화인조사에 본격착수했다.

수사본부는 또 ▲냉동창고 작업일지 분석 ▲공사관계자 소환조사 ▲하도급 적법여부 수사 ▲냉동창고 인·허가 편법 여부 조사 등 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전방위수사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5시까지 희생자 40명 가운데 14명의 신원이 지문감식을 통해 확인됐으며, 유족들은 대표단을 구성해 향후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 현장감식 및 목격자 조사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소방방재청 화재조사반,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감식반(19명)을 꾸려 화재현장 정밀감식을 실시했다.

감식반 관계자는 “발화 원인과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게 된 원인 등을 파악하게 될 것”이라며 “피해가 심한 지하 1층 통로 중심부와 사망자가 많이 발견된 환기구 쪽(기계실)을 중점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경기소방본부의 수색작업에서는 출입구 근처 통로에서 용접기 3개와 LP가스통 2개가 발견됐지만 용접작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목격자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첫 발화지점은 출입구에서 80m 떨어진 기계실로 추정됐으며 기계실 근처에서 35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경찰은 사고현장 생존자 8명을 대상으로 화재원인을 조사했으나 이들 모두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기계실에서 작업하지 않아 용접이나 담뱃불, 그라인더 작업 등 점화원(불티)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공사 ‘코리아2000’ 대표 공모(47·여)씨와 하청업체 대표 등을 불러 전반적인 공사현황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 작업일지 분석, 하도급 적법 여부

경찰은 ‘코리아2000’ 측으로부터 사고당일의 작업일지 일체를 제출받아 분석중이다. 경찰은 작업일지를 토대로 화재현장의 작업 지시내용, 투입인원, 안전교육 등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 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냉동창고 작업에 투입된 업체는 코리아2000(1명 사망)과 유성ENG(3명 사망), 동신(4명 사망), 한우기업(11명 사망), HI코리아(19명 사망), 아토테크(2명 사망) 등 하청업체 5개사였다. 이 가운데 동신과 한우기업, HI코리아 등 3개사는 유성ENG로부터 배관설비와 전기설치, 파이프보온 등의 공사를 각각 재하청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하도급이 적법하게 이뤄졌는 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 ‘코리아2000’ 인·허가 비리 여부

경찰은 이천시로부터 코리아2000 인·허가 관련서류를 모두 제출받아 인.허가 과정과 소방시설완공검사 등에서 불법 및 편법이 없었는 지 확인중이다.

코리아2000 대표 공씨는 건축허가(지난해 6월 29일)가 나가기 전에 냉동창고를 짓기 위해 철근 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건축물 기초공사를 벌이다 시에 적발돼 6월 14일 건축법(사전 착공)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조치됐고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천시는 고발한지 보름 후인 6월 29일 건축허가를 내줘 그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공씨는 또 건축허가를 받고 두 달 뒤인 지난해 8월 30일 지하층을 포함해 건축면적을 늘리는 설계변경을 신청했으며 10월 12일 시로부터 설계변경 허가를 받은지 7일 후인 10월 19일 소방서로부터 소방시설완공 검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시설 및 안전에 관한 기준에 따라 연면적 1천㎡ 이상일 경우 감리업체의 보고서를 제출받아 소방시설완공 검사필증을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 우레탄폼 유증기 논란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기계실에서 유증기가 폭발하며 연이어 10초 간격으로 3번의 연쇄폭발이 있었고 건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관계로 순식간에 지하 1층 전체로 불길이 옮겨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화인을 밝혔다.

우레탄폼을 발포한 뒤 발생한 유증기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현장에 상당량이 체류했을 것으로 소방재난본부는 분석했다.

그러나 우레탄폼 발포업체 관계자는 경찰조사에서 “우레탄폼 작업을 2-3개월에 걸쳐서 했고 지난해 12월 29일 마쳤다”며 “작업중에도 환풍기 20-30대를 설치해 충분히 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0ℓ짜리 우레탄폼 연료 15통을 현장에 남겨 놓은 것은 배관작업 등 마무리작업이 끝난 뒤 일부 우레탄폼이 훼손될 수 있어 이때 사용하기 위해 놔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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