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어디 갔어?
우리 엄마는 어디 갔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8.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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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피서방법은 다양하다. 특별히 먼 곳으로 가지 않고 집 주위 피서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적절히 냉방이 잘 된 곳이라면 더욱 좋다. 그 중 지척의 빵집은 빼놓을 수 없다. 그곳에 들어서면 주인의 인사말과 ‘밝은 웃음’이 매번 활력을 솟게 한다. 게다가 허스키보이스라 그 웃음은 더욱 빛난다.

195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은 ‘웃음은 가장 값이 싸고 효과 있는 만병통치약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여기 건강하게 웃으면서 사는 방송인이 있다. 술, 담배는 물론 커피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 뽀빠이 이상용이다. 본인은 키도 작고 볼품은 없지만 외모보다 엑스레이가 잘 나와야 한다고 건강을 우선시한다. 동시에 그에게는 남을 웃길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3만3천 가지나 있어 웃음봉사도 많이 한다.

어느 충청도 시골 아주머니 4명이 대청마루에서 얘기한다. “올 아시안 게임에 미국 팀이 안 온다고 해유!” 옆에 있던 아줌마가 맞장구친다. “그래유? 삐짓는거 벼!(삐쳤는가 봐요)”

여섯 살 난 딸이 자기엄마에게 “우리 엄마는 어디 갔어?”라고 묻는다. 너무나 날벼락 같은 기막힌 질문이다. 실은 아이 엄마는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안면마비를 앓고 있었던 것이다. 평상시 표정이 없었던 엄마는 아이에게 도무지 엄마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만큼 웃음이란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웃음도 그렇다. 아무 사심 없이 웃는 ‘진짜웃음’은 사람 사이의 윤활제가 되고 타인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잘못하여 무심코 흘린 ‘비웃음’은 원한을 크게 사기도 한다. 그 예로 범죄자들의 웃음, 사이코패스의 웃음이다. 미 예일대 마리안 라프랑스 교수는 그의 저서 ‘웃음의 심리학’에서 진짜웃음과 가짜웃음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소위 ‘뒤센웃음’이라는 진짜웃음이다. 이것은 입과 눈 주위근육이 복합적으로 반응한다고 한다. 특히 눈꼬리에 까마귀발 같은 주름살이 생기는데 이러한 웃음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나타나면 부정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반대로 사교적으로 의지에 따라 웃는 ‘팬아메리칸 웃음’은 입 꼬리만 단순히 올라가기만 하는 가짜웃음을 말한다.

최근 일본열도를 뜨겁게 하는 남자가 있다. 항상 손에는 부채를 들고 가발을 쓴 채 일본인들에게 웃음을 주는 ‘기미마로’(綾小路きみまろ)라는 만담가다. 주로 중고년(中古年)세대를 대상으로 만담을 연출하는데 관중들의 반응이 대단하다. 아마도 5초에 한 번씩 웃음소리가 터질 정도니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그가 무대에 서면 첫마디가 좀 색다르다. “여러분들! 여기에 잘 오셨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지요?”라고 인사하면 바로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는다. 그러자 웃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힘 빠지는 박수를 쳐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라고.

웃음의 재료는 예를 들면 이렇다. 젊은 부부시절 재미있었던 일들이 수십 년 지난(あれから40年)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달라진 한탄조의 이야기다.

“마누라는 그땐 말 수가 적었는데 ‘그로부터 40년’ 지난 지금은 아침부터 밤까지 조잘조잘 끝이 없으니. 그 입이 체중만큼 무거웠으면 얼마나 행복하겠나! 젊었을 때는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이젠 마누라한테 버려졌으니. 쉴 공간은 집도 아니고 회사도 아닌 오로지 화장실뿐 …. 회사보다도 마누라에게 내고 싶은 사직서 ….”

유럽 동남부의 세르비아에 가면 죽은 아들 앞에서 부모가 계속 웃으니까 죽은 아들이 살아났다는 전설이 있다. 웃음은 건강과 행복의 원천이랄 수 있다. 그래서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하지 않는가? 무더위에 지친 요즈음 뒤센웃음, 즉 진짜웃음을 많이 짓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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