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7’의 상징적 다양성
숫자 ‘7’의 상징적 다양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8.09 2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조주가 일주일을 만든 이후 ‘7’은 성경, 민속, 상징성 등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삼손은 머리털 일곱 가닥을 데릴라가 밀자 힘이 없어졌다’(사사기 16:19)고 한다. 처용의 아버지인 동해용왕은 일곱 아들을 두었으며, 딸 일곱을 두면 칠공주라 부른다. 삼칠기도는 7일간 3번이라는 말이다.

석가모니 탄생 설화에는 사방으로 일곱 걸음씩을 걸은 다음 오른손과 왼손으로 각각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했다고 한다. 조식은 한 걸음 한 걸음씩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칠보지시(七步之詩)를 지었다.

북두칠성은 북극 하늘에 7개의 별이 국자 모양을 이루고 있는 별자리의 이름이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조선시대,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되는 일곱 가지의 허물을 말한 것이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일곱 교회, 일곱 별, 일곱 금촛대, 일곱 등불, 일곱 영, 일곱 인(印), 일곱 뿔, 일곱 눈, 일곱 나팔, 일곱 대접, 일곱 머리, 일곱 산, 일곱 왕 등 일곱이라는 표현이 차례로 등장한다.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은 유교의 옛 가르침에서 나온 것으로 일곱 살만 되어도 남녀를 엄격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간칠십고래희(人間七十古來稀)는 사람이 칠십까지 살기가 희유하다는 표현이다.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그랬다고 한다. 현재는 백세 시대이다.

칠성판(七星板)은 관 속의 나무판으로 판에 북두칠성 모양의 구멍을 7개 뚫었다.

구멍은 죽음을 관장하는 북두신에게 빌어 좋은 곳으로 가기위한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칠경화(七莖華)는 불교식 결혼에서 준비하는 일곱 송이 꽃을 말한다. 석가의 <전생담>에서 연유하며 현재도 신랑은 다섯 송이, 신부는 두 송이를 불전에 올린다.

칠성장어(七星長魚)는 아가미구멍이 7쌍이라 그렇게 부른다. 칠삭둥이는 7개월 만에 세상에 나온 아이를 말한다. 칠백(七魄)은 불교에서 죽은 사람의 몸에 남아 있는 귀, 눈, 콧구멍이 각기 둘에 입이 하나 등 모두 일곱 개의 정령(精靈)을 말한다. 낙동강의 길이는 칠백 리로 인식하고 있으며, 무지개는 일곱 빛깔이다. 칠불암(七佛庵)은 쌍계사(雙磎寺)의 말사이다. 암자 이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으나 가락국 일곱 왕자가 출가하여 득도했다는 설이 중심이다.

칠면조(七面鳥)는 대형 조류의 한 종으로 얼굴 주위의 육수(肉垂 ·wattle)가 일곱 가지로 변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칠년대한(七年大旱) 가뭄 날에 빗발같이도 반긴 사랑’(창부타령)은 7년 동안 가뭄이 들었다는 말이다.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봉사하였으나, 그를 연애하는 까닭에 칠 년을 수일(數日)같이 여겼더라.”(창세기 29:20) 여기서 7년은 매우 긴 세월을 의미한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는 일어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가 칠전팔기(七顚八起)이다. 이때 일곱 번 넘어짐은 문자적 의미보다 ‘많음’을 의미하는 시적 표현이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인하여 엎드러지느니라.”(잠언 24:16)

꿈의 일곱 좋은 암소와 일곱 좋은 이삭은 일곱 해를 의미한다.(창세기 41:26)

‘일곱 살 둥개질’이라는 속담은 남의 아이들은 백일에 했을 그 둥개질도 자기 아이가 일곱에 해도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도 신기하고 예쁘기만 하다는 말이다. 아마도 이 세상의 모든 부모의 마음일 거다.

이상의 사례에서 ‘7’은 동양사상에도 등장하지만 서양 중심인 것으로 보인다. 예문에서 7은 길다, 많다, 좋다 등으로 상징되고 있다. 나열한 자질구레한 말은 모두 칠석을 말하려고 가장자리를 울린 것이다.

올해는 8월 9일이 음력으로 칠석이다. 동양에서는 9가 중심이며 7은 주변이다. 반면 성경은 7 혹은 12가 중심을 차지한다. 따질 것은 아니며 동서양에서 그렇게 인식한다는 말이다.

민속에서 7은 단연 칠월 칠석이다. 칠석은 어둠과 별이 중심이다. 밤에 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이 밝으면 별빛이 흐려진다. 이를 월명성희(月明星稀)라 한다. 국자 모양인 북두칠성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어둠이 한 몫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저녁을 택한다.

‘울산문화원’ 회원 일부가 뜻을 모아 결성한 울산문화사랑회(회장 서진길)가 2002년부터 매년 장소를 옮겨가며 개최한 칠석 맞이 행사가 올해는 칠석날(양 8월9일·화요일) 오후 7시 ‘울산남구문화원’ 뜰에서 열렸다. 15회째였다. 연합뉴스, 칠석날한마당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울산문화사랑회가 주최했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박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