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게 우려낸 희망 한그릇-남외동 대물곰탕 이근배 사장
진하게 우려낸 희망 한그릇-남외동 대물곰탕 이근배 사장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6.08.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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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위한 선결제 식사 ‘까치밥 홍시’ 운영
 

“4년 전 식당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했죠. 가난이나 어려움으로 밥을 굶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제가 대접한 뜨끈한 곰탕 한 그릇 잡수시고 가면서 고맙다며 잡아주는 어르신의 따스한 손길이 제겐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울산 중구 남외동의 곰탕·수육 맛집 ‘대물곰탕’의 주인 이근배(45·사진) 사장의 말이다.

이 사장의 식당 입구에는 여느 식당과 달리 붙이는 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는 게시판이 있다.

메모장이 붙은 게시판에는 ‘까치밥’이라는 명칭이 적혀 있다. 뭔가 적힌 채 붙어 있는 메모장들을 보니 이름과 함께 일정액이 적혀 있다. 1만원, 2만원, 10만원, 많은 것은 20만원까지 적혀 있다.

이 게시판은 이근배 사장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까치밥 홍시’ 관련 게시판이다.

‘까치밥 홍시’는 커피숍이나 음식점 등을 찾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위해 미리 음료수 값을 계산해 두는 ‘나눔운동’이다.

누군가가 미리 일정액을 내고 메모지에 이름과 함께 낸 금액을 적으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뒤에 찾아와 이 금액만큼 먹고 마실 수 있는 운동이다.

이 사장은 혜택 대상을 지역 소외 계층으로 정했고, 수시로 짬을 내 게시판을 통해 받은 금액과 자신의 부담금을 합해 노약자,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2012년 음식점 개장 때부터 몇 년간은 자신의 사비를 털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을 대접한 그는 이후 손님들로부터 이런 후원액을 받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물론 자신도 일정액을 보태고 있다.

“까치밥 용지를 비치해 놓고 종이에 이름, 금액, 하고픈 말을 적게 하지요. 메모를 게시판에 붙여놨다가 일정액이 모이면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씩 양로원이나 아동보호센터, 장애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제공합니다. 주로 지인, 그 중에서도 함월초 동기들에게 정기 후원을 받고 있는데, 사실 좋은 일 하라고 제가 강요도 합니다”

그는 여름철이 되면서 노약자들이 식당까지 찾아오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근 포장 배달이라는 새로운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

곰탕을 포장해 놓으면 재가노인 서비스센터의 사회복지사 등 직원들이 어르신들의 집을 찾아가 전달해 준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장사한지 4년이 넘었는데 처음부터 밥집을 하려고 한 이유가 배고픈 사람들이 돈이 없어 굶어야 하는 걸 막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매출에는 크게 신경 안 쓰고 까치밥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처음엔 혼자여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후원액도 있어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으로 하는 봉사가 자신에게는 가장 쉬운 봉사라고 한다.

이 사장에게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냐고 물었다. “다른 거 있나요 뭐. 식사 마친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할머니들이 잘 먹었다면서 손을 꼭 잡아 주세요. 그게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도 있는 사람들에게 나눔을 유도해서 없는 사람들 밥 많이 주도록 할 겁니다. 친구들은 갈취라고도 하지만 어떻게 썼다고 보고를 해 주면 좋아해요. 언제가 될 진 몰라도 계속 이어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운동이 확산되길 바라는 거죠.”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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