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NEET族은 고학력
한국 NEET族은 고학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8.0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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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경제는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유발한 유럽발 자유제도주의 붕괴에다 중국과 일본의 경제 악화가 겹치고 있고 저유가로 인해 산유국들의 상황도 매우 심각하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한 지 8년여가 되어 가는데도 세계경제는 위기에서 벗어나지를 못한 채 헤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경제도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흔들리는 한국경제의 자영업 분야는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사상 초유의 가계부채로 인한 고통이 상당하며 ‘고용 없는 성장’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수출의 정체 내지 감소 문제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국내 정치권의 안이한 대응은 극에 달한 느낌이다. 국회에서는 법 하나 통과시키는 것도 너무 어렵게 되어버렸다.

2016년 청년실업률이 9.5%를 기록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은 개인에게 피부에 와 닿는 큰 경제적 고통을 주며 국가경제의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 지난달 발표된 OECD의 ‘2016년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과 신흥국들은 저학력 니트족(NEET족=학업이나 취업, 직업훈련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이들) 문제 해결에 비상이 걸린 반면 한국은 고학력 니트족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청년층(15∼29세) 니트족 10명 중 4명이 대졸 이상으로 고학력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청년층 니트족 중에서 대졸 이상인 고학력(고숙련) 니트족 비율이 2015년 현재 42.5%에 달한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저학력 청년 니트족으로 고민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지나치게 많은 고학력 니트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니 걱정이다.

이는 OECD 34개국 전체 평균인 16.5%보다 2.6배나 높은 수치다.

한국 다음으로 고학력 니트족 비율이 높은 국가는 국가 부도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로 28.4%였다. 한국의 고학력 니트족 비율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유럽연합(EU) 등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그리스보다 높은 것이다. 장기간 경기침체 상태인 일본의 고학력 니트족 비율도 21.7%로 한국보다 낮았다.

이처럼 한국은 청년층 니트족 중 고학력 비율은 OECD 최고인 데 반해 고졸 미만인 저학력(저숙련) 비율은 6.8%로 가장 낮았다. OECD 평균 36.1%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대졸자가 많은 탓에 고용시장 불균형이 심각해진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고졸자의 대학진학률은 70.8%였다.

한편 지난 4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펴낸 ‘한국의 스킬 미스매치와 노동시장 성과 국제비교’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이 역량(Skill)을 키워도 고용률은 높아지지 않는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고숙련자 고용률(81.7%)이 저숙련자(54.8%)보다 크게 높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고숙련자(66.8%)와 저숙련자(65.2%)의 고용률이 엇비슷했다.

우리나라 저숙련자는 낮은 임금을 감수하고 노동시장에 참여하지만, 고숙련자는 자신의 숙련도에 맞춰 일자리를 구하려하는데 그런 일자리 수가 부족해 노동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적이다.

고학력 청년층 니트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 구조조정과 함께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간과(看過)하지 말았으면 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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