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다툼 하라고 채워준 ‘완장’ 아니다
자리다툼 하라고 채워준 ‘완장’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7.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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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울산시의회가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임시회를 세 차례나 진행했지만 아직도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15일 열린 제179회 임시회에서 의장과 부의장, 5개 상임위원회를 구성하고 18일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을 끝으로 후반기 원구성을 완료해 출범키로 했다.

그러나 산업건설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해 18일 예정됐던 임시회를 열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예정에 없던 21일 제180회 임시회를 열고 다시 산건위원장을 선출과 함께 상임위원 선임을 논의했다. 2차에 걸친 투표 끝에 산건위원장을 선출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구성이 완료됐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속개해 의장이 상임위원회별 위원 명단을 발표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정회를 한 뒤 10시간 가까이 조율을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되고 말았다.

25일 같은 안건으로 제181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환경복지위원회에 배정된 배영규 의원이 이의를 제기해 원구성에 실패했다.

배영규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식당업을 하고 있어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설명에 나선 정담당관은 지방자치법 지방의회 의원의 겸직금지 조항과 관련, “전문가에게 질의한 결과 ‘특별한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고 조언해 해당(환경복지) 위원회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에도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의원에게만 한정하는 것으로 배우 및 직계존비속에게까지 적용되지 않으며, 조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무관하다고 돼 있다.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어서 위원회 배정 회피 사유로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위원회 구성에 진통을 겪는 이유는 애초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부터 발단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 중앙당이 지방의회의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 당내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지침을 통해 의원총회를 통해 당 후보를 선출할 것을 권고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총을 열고 윤시철 의원을 당 후보로 결정했지만, 김종무 의원이 이에 불복해 본 선거에 나서자 의원들의 갈등이 시작됐다.

의장 선출부터 위원회 구성까지 내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완장’이 원인이다.

영화 ‘완장(윤흥길 소설가 작)’을 보면 임종술이 저수지 주인인 최 사장으로부터 저수지의 치어를 보호하라는 완장을 채워 준다. 그는 저수지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제압해 권력의 단맛을 본다. 급기야 완장을 채워준 최사장을 저수지에 꼬나 박는다.

지난 2014년 6월 4일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의원들 모두가 유권자들에게 표를 얻기 위해 이렇게 호소했을 것이다.

“제가 의원이 되면 시민의 머슴이 되어 울산시 발전을 위해 제 한 몸 바치겠습니다. 저를 의회를 보내주십시요”라고.

완장을 찬지 2년이 지난 지금 울산시의회가 의원들간 자리 다툼으로 갈등하고 반목하면서 열흘이 넘도록 시끄럽다. 지역발전을 위해 완장을 채워준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26일 열리는 임시회는 원구성을 위해서는 네번째 열리고, 위원회 위원 배정이라는 똑 같은 안건으로는 세번째다.

의회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행태에서 벗어나 시민을 위하고 울산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제6대 의회 임기를 시작한 2014년 7월1일의 마음으로 돌아가 후반기 의정활동에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박선열 편집국 / 정치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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