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공화국과 잠 부족한 한국인
커피공화국과 잠 부족한 한국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7.1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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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300년 이상 인류의 사랑을 받은 커피에 대한 예찬은 수없이 많다. 미국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는 ‘커피는 우리를 엄격하게, 진지하게, 철학적으로 만든다’고 했다. 베토벤과 발자크, 헤밍웨이 등이 커피 애호가였던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성공을 바라는 현대 직장인에게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호식품이자 음료인 커피는 기호품이 아닌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2016년 발표된 미국 블룸버그통신 혁신지수) 1위에 당당히 꼽힌 한국 직장인들은 남들보다 더 깨어있기 위해, 더 집중하기 위해 커피에 의지한다.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직업은 기자 및 방송국 관계자인 언론인이다. 언론인들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는 무려 4~5잔인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경찰관과 교사가 2, 3위를 차지했으며 배관공과 상인은 공동 4위를, 간호사와 같은 의료 관계자는 5위에 올랐다. 필자의 경우에도 하루에 두 자릿수의 커피를 마시며 집필을 하곤 한다.

이처럼 상위권을 차지한 직업들이 남들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업무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맛보다 카페인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이 커피를 마신다는 설명이다. 물론 커피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好不好)가 있겠지만 업무 압박이 심한 직장인의 책상에서 많은 개수의 커피잔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다. 이처럼 커피를 꼬박꼬박 즐기는 한국인들은 시나브로 잠 부족한 한국인이 되어버렸다.

한국인은 그 치열한 경쟁만큼 커피 소비량도 크게 늘고 있다. 2014년 한국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13년 대비 14%나 증가했으며, 커피 수입시장 규모도 10년 전보다 3.6배 높아졌다.

최근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서 주당 한국 성인의 커피 섭취 빈도는 11.99회(남성 14.3회, 여성 9.6회)로,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인 김치보다 많았다. 한국 사람들이 단일음식으로 쌀밥보다 자주 먹는 것이 커피이기도 하다.

반면 국민 전체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48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국가별 일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 한국인은 이보다 훨씬 부족한 수면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긴 잠을 자는 나라는 프랑스로 평균 8시간 50분이었고 미국이 8시간 38분, 뉴질랜드가 8시간 32분이었다.

한국 직장인들은 실제 국내 커피 소비량 증가에 한몫을 하면서, 수면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치열한 경쟁과 바쁜 업무로 피로한 많은 한국 직장인들은 잠을 자는 대신, 커피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1시간만 적게 자도 다음날 일의 효율은 평소보다 30% 이상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부족한 수면은 만성피로나 장기기능 저하, 우울증과 불면증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에서 9시간을 자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정량을 초과한 커피는 오히려 각성효과가 떨어지고 각종 부작용마저 일으킬 수 있다.

커피 자체는 영양 측면에서 좋다 나쁘다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설탕이나 크림을 첨가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커피에서 얻는 열량이 늘었다는 것은 이들을 첨가해서 먹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건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제라도 잠 대신 커피를 선택하는 한국 직장인들은 커피의 효능 대신 숙면의 효과를 믿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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