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국군의 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3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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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잊히는 날이다. 헌법에 국방의무가 명시되어 있으니 기억해줄만도 한데 과거 정권에서 이상하게 민족, 민족 하면서 국군은 필요 없는 존재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노무현 정권 때, 서해 교전에서 숨진 장병들을 기억해주면 안 되는 사람들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지금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겠다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여러 나라를 협박하고 있어도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인 것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다. 일부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1960년대 말까지, 10월 1일 국군의 날에는 서울의 한강 백사장에 네이팜탄을 떨어트리고, 강물 가까이 가짜 탱크를 놓고 제트기가 기관총을 쏘아 명중시키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민들은 6·25 경험을 되새겨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우리나라에 처음부터 육군, 공군, 해군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6·25를 겪으며 각 군이 창설되고, 각 군별로 기념일이 정해져 있었던 것을 1950년대 중반, 정부에서 회의를 거쳐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한 것이다. 정설인지 모르지만 날짜를 정하는 회의 과정에 정일권 사단장이 유엔군과 함께 북진하면서 38도선에 도달했을 때, 유엔군의 반대로 북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승만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38도선을 넘은 날이어서 이를 기념하여 정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의 통계로서 지난 수 십 년 동안 비가 오지 않은 날이어서 채택한 날이라고도 한다.

이날 늠름한 국군 아저씨들이 서울 시가지를 행진하면서 군가를 부를 때, 하나 된 국민(분명히 민족 개념은 아니었다)의 감정이 넘치며 애국하는 마음이 솟아올라 양 팔에 닭살이 오르기도 했다. 이 행사를 위해 당시 각 군에서 차출된 장병들이 여의도에 집결하여 행진 및 기타 열병식 연습을 하였다. 그리고 대통령이 기념식장에 직접 나와 기념사, 격려사를 낭독해주었다. 북한 인민군의 과장된 소련식 발걸음과는 달리 우리 국군의 자연스런 용맹성이 나타나는 행군이었다. 시민들은 종로거리에 나와 행진하는 국군에게 박수와 함께 꽃다발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금 북한은 김정일의 약 1분간 박수를 위해 허구한 날 청소년을 동원하여 매스게임, 집단체조(?), 카드 섹션 등의 훈련을 시키고 있다. 불쌍하기까지 하다. 북한의 정권유지를 위한 북한인민에게 위협적 긴장감 조성이다. 한 사람의 동작도 그렇게 절도 있게 보여줄 수 없는데, 섬뜩하기 조차한 저들의 행동을 보고 대한민국의 촛불시위 조종자들은 무엇을 느끼는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우리는 중·고등학교에서 월요일에 한번 조회(옛날에는 애국조회라고 했다)를 하며 질서의식의 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은 이것도 형식에 그치고 만다. 이마저 누구의 독재자적 지령을 받는지 우리의 특정 교사집단은 청소년 정신교육에 효과 없는 일이라고 매사에 반대만 해댄다.

휴전 중인 오늘 국군의 날에 국민정신교육 차원에서 민주적 자율성을 기르며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국군 페스티벌이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 서울시의원들 같은 사이비 애국자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곧 투표하게 될 울주군수도 제대로 된 사람을 뽑을 것이다.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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