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發‘3각 동맹’
“하모니로 新동해안 시대 열자”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發‘3각 동맹’
“하모니로 新동해안 시대 열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6.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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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시대 울~포 상생발전’ 울산제일일보 지상좌담회
▲ 개통을 앞둔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남경주 IC 일원. 정동석 기자 <협조=UITV>
30일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완전개통된다. 이 고속도로 개통으로 ‘산업수도’ 울산과 ‘철강도시’ 포항이 동해안권 시대를 주도하는 큰 계기를 마련했다. 두 도시는 기존 주력산업은 보다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서는 미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관광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이에 따라 울산제일일보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동해안 시대를 맞아 김대호 울산시 교통건설국장, 한삼건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 교수, 김주일 한동대학교 교수가 참가한 가운데 ‘동해안시대 울~포 상생발전’이라는 주제로 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김대호 국장= 우선 국가와 울산시의 도로망 확충 계획부터 간단히 말씀드리겠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도로망의 건설 및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10년마다 국가도로망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국토간선도로망을 남북 7축과 동서 9축으로 구축하고 수도권 교통혼잡 완화를 위해 수도권 고속도로망계획을 통합해 교통축을 정립했다.

이중 동해고속도로로 명명된 남북 7축은 부산 해운대를 기점으로 강원도 속초시를 종점으로 잇는 노선이며, 2008년에 개통된 부산울산고속도로의 종점인 울산시 범서읍에서 경상북도 포항시 오천읍을 연결하는 연장 53.68㎞, 양방향 4개차로, 총사업비 2조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을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로 선정해 2009년 착공, 지난해 12월에 양북터널 구간을 제외한 일부구간을 개통하고, 30일 완전 개통한다.

울산시에서도 정부의 국가도로망종합계획에 맞추어 동서6축 남북8축과 3개의 순환망으로 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해 5년마다 도로건설·관리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이 도로는 울산시의 남북5축으로 기존 남북축을 연결하는 경부고속도로와 국도7호, 14호선의 주간선도로망 기능을 분담해 도심내 교통혼잡 완화에 기여하고 지역간 여객 및 물류 수송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에서 경주·포항 지역간의 주수송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도7호선인 산업로의 교통혼잡 완화가 눈에 띄는 효과이다.

울산-포항고속도로와 국도7호선이 만나는 남경주IC의 5월 중 1일 평균 교통량은 1만여대로 산업로에서 대부분 교통량이 전환된 것으로 판단된다.

완전 개통시에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최대의 중화학공업단지인 울산, 세계적인 제철도시인 포항과 천년의 역사·문화·관광 도시인 경주가 1시간 이내로 가까워져 국가경쟁력 강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앞으로 울산시는 남북축(경부고속도로, 부산포항고속도로)과 동서축(울산고속도로, 공사 중인 함양·울산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의 고속도로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다. 이와 연계할 도시내 자동차전용도로를 조기에 건설해 통과교통과 접근교통을 분리해 교통혼잡을 완화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롭게 건설되는 김해 신공항과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존 및 신설 고속도로 네트워크의 대대적인 정비도 필요하다.

◆김주일 교수=울산과 포항은 인접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서로를 멀게 느껴온 측면이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환경상의 이유는 동해안을 따라가는 굴곡진 도로가 두 도시를 효과적으로 연계하기에는 부족했고, 포항의 남쪽과 울산의 북쪽이 모두 대단위 산업단지로 조성되어 있어 시가지 사이에는 간격과 단절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두 도시 모두 한국 경제발전의 큰 축을 이루어온 산업도시이다 보니, 지역적 라이벌 의식과 같은 측면도 없지 않았을 것이고, 유사한 성격의 도시들이다 보니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한 것도 원인일 것이다.

산업도시로서의 이미지가 서로에게는 어쩌면 딱딱한 껍질처럼 작용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 간의 연계를 통한 상생협력의 대상으로는 자주 고려되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제 고속도로망이 개통되는 것은 단순히 두 도시의 연결도로가 강화된 것을 넘어서 환경적 이유를 완전히 개선하는 의미를 가진다. 더욱이 각 도시의 도심부에서 도시의 도심부로 단시간에 진입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이제 서로를 둘러싸고 있던 산업도시로서의 껍질을 벗고 도시와 도시간의 문화적이고 인적인 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두 도시가 이제 산업도시로서의 물적 교류만이 아닌 사람 사는 곳들 사이의 인적교류까지 확장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쉽게만 생각해 보아도 두 도시의 도심부에서 도심부로 연결이 원활해지면 이제 태화강변의 벚꽃을 보고 산책하러 가는 포항사람들이 생겨날 것이고, 죽도시장에 와서 회 한접시를 드시고 가는 울산시민도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이웃도시로서의 자연스러운 교류는 관광문화차원에서 뿐 아니라 직장고용과 교육시설 이용, 쇼핑과 생활권 교류까지로 다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가깝지만 멀었던 두 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는 변화는 반나절의 볼거리를 찾는 부분에서부터 우리 생활의 깊숙한 문제까지 여러 단계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적극 이용하고 이끌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강북도심과 강남도심을 오가는 시간에 불과한 시간거리에 두 도시의 도심이 연계된다는 사실은 지역으로서는 이처럼 큰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한삼건 교수=울산-포항 간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더라도 울산과 포항 두 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세 가지를 근거로 들 수 있다. 하나는 두 도시의 성격이 상호 보완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경쟁관계에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울산도 포항도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안고 있는 공업도시다.

그 때문에 울산과 포항은 공통적으로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유통 및 상업 기능이 허약하고 고급 도시문화를 꽃피우지 못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두 도시의 시민이 상대 도시를 찾고 싶고, 즐기고 싶다는 매력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울산이 도시 규모 면에서도 포항을 압도할 정도가 되지 못하는 것도 약점이다. 달리 표현하면 포항에 있는 것은 울산에도 있지 않는가.

두 번째는 새로 개통되는 고속도로의 노선을 문제 짚고 싶다. 이는 울산 입장에서 볼 때 태생적인 한계로, 최초 노선결정 단계부터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노선이 울산시의 도심지 서쪽 외곽에 있기 때문에 울산시 도심 동쪽 해안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대규모 국가산업단지의 물류는 물론 전통적으로 동서축이 취약한 울산 도심에서 발생하는 교통부하도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서로 관계가 미약한 온산의 비철금속 및 석유화학산업단지와 포항의 철강산업단지는 직접 연결해 준다. 이 고속도로는 철강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울산의 조선공단 및 자동차공단과는 너무 멀리 있다. 또 고속도로로 울산에 도착한 포항시민이 장검 나들목을 나와서 맞닥뜨리는 정체를 견디면서 삼산으로 달려갈지도 의문이다.

이 문제는 노선과 함께 고속도로 나들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부산-울산-포항 고속도로의 울산광역시 관내 나들목은 남쪽에서부터 순서대로 온양, 청량, 문수, 장검, 범서다. 경주시와 포항시 관내의 인터체인지는 남경주(불국사부근), 동경주(감포부근), 그리고 남포항이다.

이 도로 개통으로 울산 관내의 남창과 범서, 무거동과 옥동, 다운동과 태화동, 우정동 등 남부 외곽과 도심 서부권에 거주하는 시민에게는 제한적으로나마 개통 혜택이 돌아갈 것 같다. 그러나 이마저도 감포나 구룡포 바다풍경을 즐기고, 그곳의 해산물을 맛보러 갈 때 및 포항시와 그 북쪽 동해안 지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분들 정도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세 번째는 이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의 연결이 취약한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이 도로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접속하는 길은 상시 지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노후고속도로인 울산고속도로 한 줄기 뿐이다.

장차 함양-울산고속도로가 준공되어 연결되더라도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울산의 도시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달려서 도달하는 곳은 대한민국 해양레저의 중심인 해운대와 경북, 강원도 동해안의 청정 비치뿐이다. 울산은 그저 스쳐가는 곳이 되고 말아서 고속도로 개통 혜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Q 양 도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도시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산업 경쟁력이 어느 정도 강화될 것으로 보는지.

◆김대호 국장= 도로 인프라 확충으로 나타나는 효과는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울산-포항고속도로 개통의 직접적인 효과는 운행거리가 74.5km에서 53.7km로 20.8km 단축됨에 따라 기존의 통행시간을 60분에서 32분으로 28분 단축하고, 연간 1천304억원의 물류비가 절감된다. 간접적으로는 생산유발효과가 3조6천억원에서 4조6천억원, 임금유발효과는 5천400억원에서 최대 6천800억원, 2만여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고속도로가 완전개통되면 울산시는 인접한 포항, 경주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견인할 신 성장동력을 갖춘 광역대도시권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주일 교수=두 도시 모두 명실공히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선도했다는 산업도시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두 도시는 수출산업을 감당하는 포스트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뿐 서로의 산업과 인프라를 연계하여 시너지를 일으키는 방향으로의 발전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주로 철강 등 원자재 생산에 강점을 가진 포항과 자동차 선박 등 기계상품에 초점을 두는 울산은 사실 적어도 원론적으로는 굉장히 이상적인 파트너일 수 있다. 당연하게도 원활해진 흐름에 따른 효과가 크게 기대되며, 물류비용 절감만 해도 연간 1천300억원으로 예측된다고 하니 부품업체 등 물류비용 증감에 민감한 중소업체들의 생존력과 경쟁력이 증진되어 지역 산업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항시 남부에 새롭게 조성하는 산업단지 같은 경우 도로개통의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되면서 두 도시의 중간적 위치에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산업구조 재편에 따라 기존의 수출 위주 산업구조가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에 현실을 극복하는 새로운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산업의 연계보다도 신산업 분야에서의 새로운 토대 마련과 중장기적인 시너지 발생을 더욱 더 기대하고 있다. 진정한 시너지는 기존 산업이 아닌 과거에 없던 새로운 부문의 탄생과 발전이어야 한다.

기존 산업간의 협력관계 강화를 토대로 향후에는 신산업 부문에서의 연계협력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 사실 신재생에너지, ICT, IOT 등이 강조되는 신산업 생태계에 있어서 두 도시의 협력관계는 더욱 중요해진다.

신산업의 발전은 과거와 같이 큰 산업단지 확보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우수 창조인력의 유치, 즉 혁신적 인력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다른 대도시권에 대응하여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의외로 지역적인 시장규모의 확보도 중요한 요건이 된다.

지역 도시로서는 모두 확보하기 쉽지 않은 요건이나 두 도시가 긴밀한 네트워크 도시로서의 발전관계를 이룬다면 이러한 한계도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울산, 경주, 포항 등 지역도시들이 행정구역을 넘어 효과적으로 네트워크화된다면 200만명권에 근접한 도시권역을 이루게 되며, 이는 도시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메트로폴리스’ 규모의 도시권역이 된다.

산업연계발전 만큼이나 중요하게 보는 측면은 문화관광산업 차원의 발전이다. 두 도시는 산업도시라는 대외적인 인식이 너무 강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자연적 매력이 잘 알려지지 못하고 사장되어온 측면이 있다.

산업과 경제는 세계적인 흐름 가운데 늘 유동하고 있어 지역도시의 정책만으로 좌우하기 어려운 거대한 세계 정세의 일부이다. 그러기에 두 도시 모두 산업도시로서의 비전 외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시 본연의 발전전략 역시 충분히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울산과 포항은 해양수산물이라는 공통적인 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선사시대 유물과 최근 중요성을 더해가는 근현대사 유적을 가지고 있는 도시들이다. 이러한 도시의 볼거리, 즐길 거리가 30분으로 연계될 수 있다면 도시의 문화적인 활력은 이전 시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두 도시는 문화를 통한 상생협력발전을 주제로 하여 네트워크 도시로의 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러한 발전 가능성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삼건 교수=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얻을 수 있는 산업경쟁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축제 분위기에 초를 칠 생각은 없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문제점을 짚어보아야 해결책도 찾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포항은 철강도시고 울산은 조선과 자동차 산업이 성한 도시다. 당연히 포항제철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은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및 현대자동차와 각 협력업체에 납품되어 소비된다. 반대로 울산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와 선박, 해양구조물이 포항으로 가는 일은 없다. 따라서 산업물류의 흐름은 포항에서 울산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런데 울산-포항 고속도로 노선은 어떤가? 자동차 공장이나 조선소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울산공단의 특성 상 공단이 동쪽 해안지대에 있고, 그 인근 서쪽에 시가지가 펼쳐져 있다. 시가지 서쪽 외곽을 통과하는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통해서 포항제철의 철강제품을 싣고 온 트레일러는 신복로터리를 통과하고, 중구와 남구의 도심을 통과해야 비로소 납품이 가능하다. 이 노선이 울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또 하나는 자동차와 조선관련 협력업체가 울산시 북구지역과 경주시 외동읍 일대에 많이 자리 잡고 있는 점이다. 외동읍의 경우는 이번 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포항제철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국사 인근의 남경주 나들목으로 나와서 울산방면 국도 7호선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성된 제품을 원청업체인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에 납품할 때는 포항-울산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없고, 기존의 7호 국도가 유일한 이동로다.

그 때문에 현재 울산시는 북구 신답교에서 경주시 경계까지 7호 국도 확폭을 추진하고 있고, 오토밸리로도 준공을 서두르고 있다. 만일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지금의 노선이 아니라 울산시가지 동편 해안가의 국가 산업단지를 따라 남북으로 달리도록 건설되었더라면 이런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해소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공업이외의 분야라고해서 별반 사정이 다르지도 않다. 울산은 과거 경상남도에서 분리되었고, 포항은 경상북도의 기초단체다. 광역시도가 다른 만큼 행정, 유통,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도시 서비스산업의 기반이 각각 부산과 대구로 나뉘어져 있다. 울산, 부산 두 도시 간에 도로나 교통수단 등이 대단히 편리하게 갖추어져 있는 것처럼 포항과 대구사이에도 그런 특수 관계가 만들어져 있다.

새 고속도로 개통의 최대 수혜지는 울산이 아닌 부산 해운대 일 것이다. 포항의 젊은이들은 단축된 소요시간과 거리를 이용해서 부산 해운대로 곧장 달려 갈 것으로 보인다. 장검에서 삼산으로 들어오는 시간이면 해운대까지도 갈 수 있고, 삼산보다 해운대가 매력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Q 지역발전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두 도시 간 치밀한 전략과 대책 마련이 중요할 것 같은데.

◆김대호 국장= 교통과 도시계획의 관계를 보면 교통망이 발달하게 되면 접근성이 좋아져 주변지역의 토지이용을 변화시키고, 인적 물적 자원의 교류를 증가시켜 도시발전의 토대가 된다.

울산-포항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이 도로가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2019년이면 울산·포항간 복선전철이 개통돼 지역발전을 위한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남부선 부산·울산·포항복선전철은 부산시 부전역에서 시작해 울산 태화강역을 경유해 경주, 포항을 연결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북철도와 유라시아 철도와도 연결되는 철도로써 국가적으로나 울산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울산·포항복선전철은 총 연장 76.5km로 노반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재 69%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이 철도가 개통되면 울산에서 신경주역까지는 25분 내외로 통행이 가능하다. 포항까지는 1시간 이내 접근가능하게 되어 지역간 철도교통망의 실질적인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도로 및 철도교통망의 구축으로 교통은 물론이고 산업, 문화, 관광 등 도시 전 분야에 걸쳐 많은 변화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3개 도시의 공동된 목표를 가지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울산-포항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을 계기로 울산·경주·포항 간 ‘해오름 동맹’을 맺는다.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어 왔던 대표적인 울산과 포항, 역사·문화·관광 중심지인 경주를 하나로 뭉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구 200만명, 경제규모 약 95조원의 메가시티(Mega-city)로의 발전이 가능하다.

이는 동남권의 새로운 광역대도시로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 보다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분야별로 다양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2019년 울산·포항복선전철이 완료되면 핵심 교통축 연결이 마무리된다. 이를 활용한 연계사업이 추가로 필요하다.

현재 울산~경주간에 진행 중에 있는 광역버스정보시스템의 확대 구축사업과 복선전철 노선 변경으로 발생되는 폐선부지에 대한 광역적인 측면에서의 활용방안도 나와야 한다.

또 울산시가 가지고 있는 교통정책과 교통행정의 노하우를 경주, 포항시와 공유함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분야는 이미 논의 중에 있는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과 유니스트·포스텍 간 협력 등 R&D사업의 연계, 울산 산재모병원 건립 공동 노력, 울산항 및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연계 등 기존 교통기반시설 자원의 공동 활용 방안 등의 협력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주일 교수= 사실 행정구역이 구분된 별도의 도시들이 상생협력과 공동발전을 도모하는 바람직한 모본을 국내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서구에는 트윈시티(쌍둥이 도시)라고 하여 두 도시가 서로 맞닿아 마치 하나의 도시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발전하는 경우들이 자주 있다.

도시의 발전전략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교통시스템이나 행정시스템까지 호환을 시켜가면서 다양성과 편리성을 모두 갖춘 도시체계를 이루고 있는 경우를 본다. 울산과 포항, 포항과 울산도 이처럼 궁극적으로는 트윈시티에 버금가는 도시 간 연계 및 협력발전 모형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그러나 이러한 연계는 단시일에 쉽게 이루어질 수 없으며, 지방정부 간의 MOU, 협약식과 같은 형식적인 약속으로 담보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민간과 시민 차원의 교류협력들에서부터 출발하여 점차 실질적인 공공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해가는 루트맵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역의 전문인력과 창조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학 간의 교류협력 프로그램이 그 좋은 사례이다. 대학 간에 교육과 연구 차원에서 서로 교류하고 학생들이 서로 왕래하는 기회를 늘여가는 등 민간 교육시설이 앞장설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러한 교류는 자연히 산업부문간의 교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며, 창업 등 지역의 혁신 역량 강화로 연결되어 갈 것이다.

두 도시가 현재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인 산업도시 이후의 미래도시 전략, 쇠퇴해가는 구도심지를 살리고 문화적 활기를 도모하는 계획 등에 있어서 양 도시의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구들도 만들어지면 좋겠다. 서로의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서 관심과 애정을 높여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행정구역을 넘어서 전체 남동해안 지역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도시 간 연계 관광계획의 수립사례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울산-경주-포항으로 이어지는 해양관광축은 그동안 숨겨져 있던 보물 같은 관광축이며, 강원도 동해안에 못지않은 자연환경 외에도 역사문화자원이 함께하는 코스이다.

포항의 형산강-포항운하와 울산의 태화강-대공원을 연계하는 수변생태관광의 상품화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고래를 테마로 하는 지역간 테마투어 같은 경우도 재미있는 소재들이다. 이처럼 이제는 30분 거리의 도시라는 사실을 전제로 모든 것을 바라본다면 문화와 관광차원에서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화관광 교류가 활성화되면 도시 간 규모차이로 인해 포항의 상업적 활력이 울산으로 일부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하지만 포항시가 형산강과 포항운하 등 지역의 자원들을 재발견하는 데 계속적인 관심을 기울인 결과 볼 것, 즐길 것이 적지 않은 도시로 변모하고 있어 적어도 두 도시 간 지나친 편중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두 도시 행정구역이 달라 법정 계획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상호 신뢰에 근거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형태의 공동정책을 수립하여 지역 간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수 있기 바란다.

◆한삼건 교수= 먼저 울산의 지역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자. 울산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일차적으로 부산-포항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에서 분기되어 삼산 도심까지 연결되는 도시고속도로를 시급히 신설하는 것이다.

앞으로 오토밸리로와 농소-옥동 도로가 완공되면 태화강 북쪽의 동서축이 강화되고, 함양-울산 고속도로까지 준공되면 울산시 남쪽 산업단지의 동서 물류축도 완성된다. 그러나 남구와 중구 도심지에서 이렇게 신설되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로 접속할 수 있는 도로망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이것을 해소하는 길이 포항-울산 고속도로 개통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누리고 나아가서 울산의 합리적인 도시발전도 이끌어 내는 첩경이다.

또 울산 도심 공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내년이면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울산은 적어도 인근 대구나 부산 수준의 도시서비스 기능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력은 없다. 지금까지처럼 공단과 그 공단에서 일하는 사원과 사원가족을 위한 주택(아파트)만 가득한 도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말하자면 울산은 광역시 승격 20년을 코앞에 둔 지금도 공장과 거대 사택만 있는 곳, 도시라기보다 공업단지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도시에 머무르고 있어서 외곽에 고속도로 하나가 준공된다 해도 그것을 도시발전과 접목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울산 도심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필자는 건축 도시학자이니 물리적인 방법만 언급해 본다면, 흔히 하는 말로 도시공간을 품격 있게 만드는 것이 도시 공간 업그레이드다.

사람을 생각해서 다양한 인프라를 만들되 튼튼한 청년이 아니라 가장 약한 사람에게 맞도록 편한 길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싶어질 정로도 이곳저곳을 예쁘게 꾸미면 된다. 골목과 마을에 녹아있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모두가 알 수 있게 참신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서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강이나 산을 원래의 모습에 가깝게 지키되, 그것들과 도시 공간 사이에 벽을 치지 말고 소통하도록 길을 내고 잔디를 심으면 된다.

공공기관이 이런 선투자를 잘 해주면 이에 화답하듯이 민간이 투자를 할 것이고, 울산 도심은 점점 매력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그때가 되면 포항 사람만 울산을 찾아오겠는가? 서울에 왔던 중국인 관광객도 울산을 찾고, 부산과 경주만 보고 돌아가던 일본인도 울산을 방문할 것이다.

정리=최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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