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별 맞춤형 의약품 개발과정 참여
환자별 맞춤형 의약품 개발과정 참여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06.2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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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탐방 울산대학교병원 내과 노육환 임상약리학자
▲ 울산대학교병원 내과 노육환 임상약리학자.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우리는 의사와 간호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병원에는 의사와 간호사 이외에도 다양한 의료인들이 근무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연구한다. 이들이 환자의 건강을 위해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첫 순서는 울산대학교병원 내과 노육환 임상약리학자다. 그는 울산에서 유일한 임상약리학자로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며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치료를 위한 의약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편집자 주>

Q. 임상약리학이란 분야가 매우 생소한데 어떤 분야인가요?

- 임상약리학은 기초약리학 지식을 임상의학에 접목하는 학문입니다. 가령 약을 먹고 몸속에서 해당 약물이 나타내는 효과와 작용을 연구하는 임상시험이나, 개인별 맞춤으로 약물을 처방하는 임상연구, 이러한 임상시험을 위한 신기술 개발 등에 관여합니다.

이를 통해 개별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서 필수적인 기술과 전문성을 가지는 분야입니다.

Q. 임상약리학자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요?

- 임상약리학자는 현재는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하는 전문의 제도 틀 안에 있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인턴을 수료하고 4년의 임상과 전공의와 동일한 기간의 수련 기간을 수료하고 ‘대한임상약리학회’에서 인정하는 인정의라는 자격을 취득해 국내외 제약사 및 대학병원,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의 개발과정을 필요로 하는 신약개발의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실험실 및 동물실험의 결과를 해석하고, 임상시험으로 접목이 가능한지와 방법을 결정하고 의견을 줄 수 있는 기초 약리학 지식과 임상의학 지식을 겸비한 전문가가 임상약리학자입니다.

Q. 예로 든다면?

현재 원내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약물의 체내 농도 측정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해석 및 향후 약물 용량용법에 대해서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좀 더 환자 개인별 맞춤약물 치료에 대한 자문 시스템을 구축해 개개인에 맞는 최적의 약물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Q. 임상약리학이 병원에 어떤 역할을 할지?

울산에서는 현재 3차 병원으로서 저희 병원이 유일한 병원입니다. 여기에 울산대학교 및 울산과학기술원이 같이 협력해 신약 개발에 대한 기초 연구 및 임상의학 분야가 결합된다면 향후 울산에서도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위한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3차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에 걸맞게 독립적인 임상과로 개설하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원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원내에서 각 임상과별 업무에 있어서 제약회사 등에서 의뢰되는 임상시험에 대한 방법 및 관련 기술에 대한 자문을 늘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병원 교수님들이 신의료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계획하거나 진행에 따른 전문적인 자문 해드릴 예정입니다.

Q. 임상약리학자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에서도 통하는 토종 신약을 개발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신약의 개발은 보통 10-15년 정도 오랜 기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최종적으로 사람에게 사용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합니다.

신약을 투여 할 때 동물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나, 사람에게 나타나는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가 없으므로 아주 소량으로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면서 신중하게 투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식약처는 엄격하게 신약 승인에 대한 기준을 두고,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판매 허가를 해주지 않고 실제로 사람에게 안전하고 또한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근거를 요구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로 들어볼까요. 지하철 광고나 신문 등에서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생동성 시험대상자 모집을 하는 광고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식약처의 판매 승인을 얻기 위해 제약회사는 여러 가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환자에게 사용하기 전에 신약을 최초로 사람에게 투여할 때에 아주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과연 신약을 투여해도 되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또 준다면 얼마까지 줄 수 있는지를 시험합니다.

이때 투여하는 약물을 얼마나 주고, 어떻게 주는지를 결정하고, 이러한 임상시험 설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있어서 임상약리학자는 매우 결정적이고 전문적인 역할을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볼까요. 간혹 영화의 한 장면에서는 상태가 매우 나쁘거나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환자에게 아주 효과적이지만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신약을 주치의가 권유하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암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의 경우 약제의 독성이 너무 강하여 건강한 사람에게는 투여조차 불가능하므로 말기 암환자 또는 다른 항암약물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먼저 시도해 보고 이를 토대로 정부의 허가를 얻어 신약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약물의 경우 매우 위험하며 실제로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임상약리학자는 자신만의 전문적인 연구 역량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이런 연구에 참여해 임상 의사와 함께 신약을 개발하고, 정부의 허가를 얻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새로운 치료 약물의 개발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점차 기대 수명의 증가로 노인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병되는 질환들(당뇨, 고혈압 등)이 많지요. 이에 따라 환자 개인이 복용하는 약물도 질환별로 증가해 한 번에 먹는 약물의 개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는데요.

각각의 복용 약물은 하나하나가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쳐 정부의 허가를 받고 판매되는 믿을 수 있지만, 판매되고 있는 이런 허가 약물의 개수는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함께 복용하는 약물 간에 영향을 줘 여러 가지 이상반응이나 독성이 나타나거나, 반대로 각 약물의 효과가 떨어져 치료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약물상호작용이라고 합니다. 임상약리학자는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약물 관련 지식을 가지고 해당 환자가 주의해야 할 병용 약물을 알려드립니다.

또 실제로 약물이 어느 정도 몸속에 남아 있는지를 측정해 환자 개개인별 맞춤 약물이 처방되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정리 =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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