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울산 경제 불똥튈까
지역 주력산업 영국 수출 ‘관세장벽’
브렉시트 후폭풍… 울산 경제 불똥튈까
지역 주력산업 영국 수출 ‘관세장벽’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6.06.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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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제성장 둔화 … 韓 수출 타격 전망
“유예기간, 선제적 협상 ·경쟁력 갖춰야”
정부 “실물경제 당장 미칠 영향 제한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와 국내 제1의 산업도시 울산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0%’로 적용받던 관세 효과 등이 사라지면서 자동차와 석유화학제품 등에 대한 지역 주력산업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 평가 절하에 따른 구매력 하락과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영국의 각종 혜택이 사라지면서 영국 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영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영국 내 수입수요 감소로 이어져 우리 수출기업들의 영국 수출도 감소시킬 전망이다.

영국이 지난 23일 진행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확정됐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통과됐지만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탈퇴 협상을 위한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한-EU FTA의 효력 상실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확산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유예기간 이후에도 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EU FTA로 특혜관세 혜택을 누리던 제트유, 운송기계 부품, 섬유 등 우리 수출제품들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함께 영국의 수입 수요 감소로 인한 대영국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2년의 유예기간에는 한-EU FTA에서 체결한 특혜 관세가 영국과 교역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해당 기간 영국은 EU 및 제3국과 각종 무역·투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EU 회원국 자격으로 체결했던 모든 무역·투자 협정에 대한 자격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유예기간 새로운 한국-영국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기존 영국 수출 시 적용받던 특혜 관세가 없어지고 WTO 양허세율(bound rate) 범위 내에서 영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실행세율(applied rate)을 부과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주요 수출제품들도 관세를 부과받게 돼 수출 가격경쟁력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3년 평균 수출금액 기준 상위 15대 품목들 가운데 1천cc 이하 가솔린 자동차와 1천cc~1천500cc 가솔린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품목들은 0%로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영국 관세 당국이 실행세율을 한-EU FTA 당시 수준과 동일하게 설정할 경우 향후 대 영국 수출에서 자동차는 10%, 제트유는 4.7%, 자동차 공기타이어와 알루미늄 휠 등은 4.5%, 비행기와 헬리콥터 부품은 2.7%의 수입관세를 부과받을 전망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일본차업체들에 비해 수출 면에서 경쟁력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시장에서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과 경합 중인 제트유, 운송기계 부품, 섬유, 석유화학제품 등 우리나라 중 수출 품목들도 0%로 적용 받던 관세효과가 사라지면서 대 영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EU 역내 국가 중 영국과의 교역이 활발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도 유예기간 2년 후 영국과 교역에서 관세장벽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무역협회는 브렉시트에 대해 "설마 했던 브렉시트 가결로 유럽과 세계경제는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고, 유럽에 대한 신뢰 상실로 ‘EU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울러 우리나라의 대 영국 수출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에 대한 수출과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만반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향후 영국의 EU 탈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영국과의 새로운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대 EU, 대 영국 수출전략을 비롯한 경제협력 전략을 원점에서 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브렉시트가 우리 실물경제에 당장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앞으로 영국과의 FTA 체결을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산업부는 우리의 대 영국 수출은 지난해 73억9천만 달러로 총 수출의 1.4%이며, 영국의 대 한국 투자도 2억6천만 달러로 총 외국인투자액의 1.2% 수준이어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과 영국 간 통상관계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양자 간 FTA 체결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며 "향후 EU와 영국 간의 통상관계가 재정립되는 방향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양자 간 FTA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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