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자태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자태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06.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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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노르웨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스웨덴’
▲ 노르웨이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브릭스달 빙하.
▲ 전망대에서 본 노르웨이 베르겐 전경.

핀란드에서 아쉬운 반나절을 보내고 마켓광장 앞 항구에서 스웨덴으로 가는 크루즈 ‘실야라인’에 탑승한다. 실야라인은 핀란드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구간을 오가는 대형크루즈인데 북유럽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일정이다.

선상에서 보는 북유럽 경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나다. 잔잔하고, 평화롭고, 여유롭다.

오후 3시쯤 배에 올라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스웨덴에 도착해 있다. 배 안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당시 배 안에서는 세계적인 뮤지컬 ‘그리스(GREASE)’를 선보이고 있었다. 식사를 하고 약 두 시간 정도 뮤지컬을 보고나면 시간이 금방 간다. 영어가 유창하지 못해 대사는 완벽하게 알아들을 수 없지만 신나는 뮤지컬 분위기를 즐기면 그만이다.

배 안에서 분위기는 자유롭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실야라인 크루즈를 탔는데, 기자는 핀란드에서 태어난 베트남 사람을 만났다. 그녀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새빨간 원피스에 붉은 립스틱을 바른 그녀. 하지만 인상은 선했다.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됐다. 의상이 매력적이라고 하니, “I’m good girl”이라며 파티를 즐길 뿐이란다. 다음날 아침 하선을 하면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녀의 말처럼 ‘good girl’ 이었다. 아이보리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그녀는 기자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스웨덴으로 출장을 간다는 그녀에게 한국에 꼭 놀러오라고 말하며 우리는 또 다른 만남을 기약했다. (그리고 한 달 뒤 그녀는 진짜 한국에 왔다.)

스웨덴에 도착해서는 바로 관광버스에 탑승했다. 한국의 강남이라고 하는 신시가지를 지난다. 현지 가이드가 말하기를 이곳에는 700년된 아파트도 있다고 한다. 80만 채의 아파트 중 50%는 임대를 해주는데, 누구든지 국가에서 아파트를 임대해주고 있다고 한다. 국민은 그저 관리만 잘 하면 된단다. 아파트 임대 체계가 잘 돼 있어서인지 스웨덴 고등학생의 70~80%는 졸업 후 부모에게서 독립을 한다고 한다.

▲ 스웨덴 바사호박물관 '바사호'.
신시가지를 지나 1600년대 스웨덴 왕실의 사회상을 볼 수 있는 ‘바사호 박물관’에 도착했다. 바사호는 구스타프 2세 시대인 1625년에 건조돼 1628년 8월 10일 처녀항해 때 스톡홀름항에서 침몰한 스웨덴 왕실의 전함이다. 침몰 이후 1956년 해양 고고학자인 안데스 프란첸에 의해 발견됐고, 발견 후 333년만인 1961년이 인양됐다.

건조 당시 스웨덴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화 전함으로 침몰한 이유는 애초에 계획된 것보다 더 많은 수의 포를 이 배에 싣고자 한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의 건조기술로는 경험이 없었던 큰 선박을 건조해야 했고 이에 있어서 바사호는 상부하중이 너무 커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돌풍에 침몰하고 말았다.

바사호의 인양과 함께 당시의 목조풍과 배안의 조각상 등과 더불어 당시 선원들의 유골과 유품이 발견됐는데 이는 17세기의 사회상을 잘 보여준다.

바사호박물관을 나와 구시가지인 ‘감라스탄’으로 이동했다. 감라스탄에서는 오래된 역사가 있는 스웨덴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특이하게도 건물마다 무엇인가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각 시대에 지어진 건물임을 증명하기 위한 문양이다.

구시가지는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가득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한 사람. 바닥에 앉아 구걸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였다. 세계 최고의 행복국가라는 스웨덴에도 구걸하는 사람은 있었다.

자연과 공존하는 ‘노르웨이’

▲ 노르웨이 바이킹 박물관 배.
스웨덴 칼스타드에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버스를 타고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했다. 노르웨이에서의 여행은 대부분 버스안에서 경관을 구경하는 일정이었다. 그만큼 자연경관이 뛰어난 나라가 노르웨이다.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에 핀 고사리도 캐다가 먹을 수 있을 정도. 현지 가이드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아 여기에 사는 한국인들은 고사리는 원 없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나라다.

노르웨이는 900여년전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의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곳곳에는 바이킹을 상징하는 조각상과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한 곳이 ‘바이킹 박물관’이다.

바이킹 박물관은 오슬로의 피오르드에서 발견된 오세베르그호, 고크스타호, 투네호 등 3척의 바이킹선을 복원해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이 중 가장 크고 우아한 오세베르그호는 9세기초에 건조된 것으로 35명의 노 젓는 사람과 돛을 이용해 항해했다고 한다.

노르웨이 래르달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노르웨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송네 피요르드와 브릭스달 빙하를 보러 떠난다. 이제 ‘눈의 나라’ 노르웨이 여행의 시작이다.

노르웨이에는 여러 개의 피요르드(협곡)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송네 피요르드는 총 길이 205km, 깊이 1천300m로 세계 최대 규모다.

빙하시대 빙하의 압력으로 깎여진 U자형 협곡으로 계곡 상단에서 떨어지는 93m인 키오스포스 폭포는 북국의 오로라를 연상시킬 정도다.

피요르드 관람은 플롬-구드방겐 구간의 유람선을 타게 되면 더욱 절정을 느낄 수 있다. 사람에 익숙한 갈매기들이 유람선 이동을 따라 날아오는데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면 멋진 비행 장면을 볼 수 있다. 갈매기들은 한국의 갈매기들보다 덩치가 좀 커서 여성들에게는 무서울 수 있으나 그들의 목적은 오직 ‘먹이’이기에 겁먹을 필요 없다.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고 이들의 비행을 보다보면 유쾌한 유람선 여행을 할 수 있다.

브릭스 달 빙하를 보기 위해서는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 내 전동카를 타야한다. 전동카를 타고 천천히 산을 오르는데 그동안 노르웨이의 자연경관에 흠뻑 취할 수 있다. 눈을 돌리면 시원한 폭포가 쏟아져 내리고, 또 다른 쪽을 보면 쪽빛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서 토토로가 잠들어 있던 숲속을 보는 듯 하다.

브릭스달 빙하는 보기만 해도 차가움이 느껴지는 새파란 색이다. 모든 색깔을 다 흡수하지만 푸른색만은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TV에서만 봐왔던 빙하를 눈 앞에서 보니 그야말로 경이롭다. 흐리고 얇은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이었는데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다면 새파란 빙하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높은 곳을 즐기려면 ‘플롬 기차 여행’을 추천한다. 기차여행은 피요르드 깊숙한 곳에 위치한 플롬에서 위르달 산악 철도역까지 20km 철로를 따라 약 55분간 운행한다.

한국인 관광객도 이 기차를 많이 타는 편이어서 기차를 타면 약간은 어설픈 한국어의 안내 방송도 들을 수 있다.

기차가 달리는 동안 시종일관 펼쳐지는 웅장한 규모의 산, 천둥소리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폭포수 등의 거친 자연의 모습으로 경외감마저 느낄 수 있다.

기차는 감아 흐르는 계류의 흐름에 맞춰 절벽을 껴안고 아슬아슬하게 지나친다. 종종 계곡 아래 절경을 이루는 물줄기를 지나 달린다.

노르웨이의 제2도시인 항구도시 ‘베르겐’은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 산림과 빙하와는 또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소박한 느낌의 항구도시인데, 우리가 방문한 날은 이동식 놀이동산이 베르겐을 찾아와 작은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여기에는 베르겐 도시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다. 플로엔산 전망대로 오르는 케이블카다. 여기에서 내려다보는 베르겐 전경은 마치 우리나라의 통영시와 비슷하다. 항구도시의 소박함과 푸르름이 닮았다.

베르겐의 상징물이기도 한 ‘브뤼겐’은 번창했던 북유럽 해상무역의 상징이기도 하다. 브뤼겐의 목조가옥은 한자동맹 상인들의 상점으로 사용됐다고. 화재와 복원을 반복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브뤼겐 건물은 짧은 거리 내 있지만 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베르겐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브뤼겐 건물은 인상적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라면 이 곳의 ‘분위기’에 매료당해 사진을 안찍을 수가 없다.

브뤼겐의 일부 건물은 수리 중이었는데 수리 중인 모습이 미관을 해치지 않게끔 원래 모습을 담은 현수막을 건물에 둘러싸고 수리 중이었다. 수리 중에도 주변과의 조화를 이루려는 자세가 본 받을만 했다.

12일간의 북유럽 여행은 그렇게 끝이 보이고 있었다. 기대없이 시작한 여행이지만, 여행은 늘 ‘설렘’을 안겨주며 마음을 정화시킨다. 그래서 인생에서 여행은 꼭 필요하다.

김은혜 기자

▲ 스웨덴 구시가지 '감라스탄'
▲ 비겔란 조각공원.
▲ 피요르드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플롬 산악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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