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시장-공수(攻守) 전환을 기대하는 하프타임
10월 시장-공수(攻守) 전환을 기대하는 하프타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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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무척이나 잔인한 계절이었던 것 같다. 금융 자본주의의 꽃이라 추앙 받던 투자은행과 파생상품이 금융 자본주주의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무너져 내렸고 이런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은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주가의 급락은 정도의 차이일 뿐 지역과 섹터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파급되었다. 혹자는 이를 두고 ‘1980년대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의 실질적 종언이다’라는 표현까지 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예상을 떠나 상상까지 초월하고 있다. 종국인 미국은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볼 수 있는 부실채권 정리 기구(RTC : Resolution Trust Corporation)의 설립까지 내놓은 상태다. 정부가 나서서 부실채권을 정리한다는 것은 정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7천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 금융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장측면에서는 이러한 뉴스의 진행 방향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중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의 금융위기가 추가적 확산보다는 수습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국의 금융위기가 수습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면 우리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과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9월 중 기록한 저점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주가 복원과정이 어떤 형태를 그릴 것인가로 모아질 전망이다. 이번에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을 과거의 사례에서 참조해 보면 금융위기의 충격이 실물경기에 전이되면서 2003년과 같은 유동성 붐, 골디락스(goldilocks :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더라도 물가 상승이 없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 경제환경 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2000년 초반의 IT버블 붕괴 이후 시장의 기간 조정보다는 짧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위기 전개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은 상존해 있지만 3분기와 함께 주식시장의 큰 고비는 지나고 있는 느낌이다. 시장의 펀더멘탈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4분기가 주식시장의 성수기에 해당된다는 점도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해빙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감은 최근 시장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진 시장주가 및 지표들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게 되어 저점매수를 노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흐름으로 전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10월의 시장 부담요인으로는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여전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과 9월 들어 커지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플로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다소 부정적인 요인들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10월 주식시장은 가격조정 국면에서 기간조정의 등락 장세로 이어지는 관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최근 수개월동안 보여주었던 시장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점진적인 상승국면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기간조정이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기적 관점에서는 한국이 FTSE 선진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펀더멘탈이 선진수준에 부합하고 벨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업종 대표주의 비중 확대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업종별로는 정부의 정책적인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증권, 건설 및 산업재, 경기관련 소비재, 소재 섹터의 유망종목을 눈여겨 볼 때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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