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일관계사의 첨단
울산, 한일관계사의 첨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6.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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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는 성곽 유적이 유독 많다. 성곽 유적은 고대 소국가 시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남아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축성된 성곽들은 그 관방의 대상이 일본이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남동단에 위치하고 있어 왜구 또는 일본의 침입에 대비한 것이다. 8세기에 축조된 관문성도 일본을 염두에 둔 것이다.

조선초기 경상좌병영과 경상우수영이 울산에 설치된 것도 같은 이유이다. 뿐만 아니라 울산에는 임진왜란 시기 왜군 주둔지였던 왜성(倭城)도 두 군데나 있다.

지금은 부산이 우리나라 최대의 항구도시로 꼽힌다. 그러나 부산이 부각된 것은 1876년 개항하면서 부터이다. 부산항은 올해 개항 140주년을 맞았다. 부산항은 최초의 불평등조약으로 기록되는 강화도조약에 따라 열렸다. 일본의 필요에 의해 부산항은 개발됐던 것이다.

그 전까지 부산은 울산보다는 고을의 격이 낮았다. 조선시대 오늘날의 부산전역을 관장했던 동래 고을은 한때 도호부의 지위를 갖췄으나 임란 이후에는 군보다도 아래인 현으로 격하돼 있었다. 울산이 임란 이후에 도호부로 승격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운포에 있던 경상좌수영이 동래로 옮겨간 것은 울산에 있던 좌병영과의 중첩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성곽 외에도 울산에는 조선초기 일본인 거주지역인 왜관(倭館)도 있었다. 세종조에 왜구들에 대한 유화책으로 부산포, 제포와 함께 울산의 염포에 왜인들의 거주를 허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보면 울산은 한일관계사의 첨단에 있었던 것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별로 관광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노력을 필사적으로 펼치고 있다. 울산도 예외가 아니다. 관광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백방으로 펼치고 있다.

울산에는 영남알프스를 근간으로 하는 산악자원과 동해안의 해양자원 등 천혜의 자연관광자원이 있다. 이와 함께 한일관계사에 관한 유적을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울산의 독창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자원의 개발은 그 타겟을 내국인으로부터 시작해 외국인으로 확대해 가는 것이 상례이다. 울산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에서 일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일본인들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인근의 경주에는 이미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1차 목표를 일본인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한일관계사를 테마로 한 역사유적은 일본인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미 서생포왜성과 울산왜성을 다녀간 일본인들이 적지 않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문화해설사들은 이곳들을 찾는 일본인들을 꽤 자주 만난다. 두 왜성은 아직 관광지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못했다. 외국인들에게는 접근이 쉽지도 않다. 그런데도 일본인들이 이런 곳을 찾고 있다는 것은 이 유적들이 일본인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끄는 곳이라는 반증이다.

중구에서는 이미 관내에 있는 성곽유적을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성곽유적의 관광자원화는 한일관계사라는 큰 테마 아래 울산 전역을 아우르는 계획이 바람직하다.

문명교류사 연구자인 정수일 박사는 실크로드의 동단이 신라의 금성(경주)이라 밝혀냈다. 실크로드의 한 가닥인 해양실크로드의 동단은 울산이다. 일본인들은 실크로드를 일본열도까지 연장시켜 동서문명교류의 축선에 편입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국제사학계에서 인정받을 만한 연구결과는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일관계사라는 테마에 실크로드를 이용한 동서문명교류사라는 테마를 살짝 얹으면 국제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구슬은 충분하다. 꿰면 된다.

<강귀일 취재2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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