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찾아서 <32> 대성농수산
중소기업을 찾아서 <32> 대성농수산
  • 최재필 기자
  • 승인 2008.09.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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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미역 ‘재배-납품’ 원스톱 서비스
▲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에 자리한 대성농수산 전경.
연간 3천여톤 생산… 해외 수출로 매출액 50억 예상

2000년까지 5년 연속 품질인증·품평회 최우수 수상

자연산 돌미역의 양식 생산에 성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신시켜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지역 향토기업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대성농수산.

특히 이 회사는 국내 미역 가공업체 중 유일하게 종묘 재배에서부터 생산, 납품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품질 돌미역·돌다시마, 고급 브랜드화 성공… 중국, 미국 등 해외 수출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대성농수산(대표 김태현)은 연간 3천여톤의 미역을 생산하는 미역 가공업체다. 지난 1975년 미역양식을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직원 20명, 매출 40억원을 기록했으며, 중국, 미국 등 해외 수출로 올해는 매출액 50억원이 예상되는 등 지역 유망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이 회사는 1차 산업 제품으로 수출에서 많은 외화를 획득하고 있어 수출품목 다변화가 시급한 울산뿐만 아니라 동종업계에 모범적인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주요 생산 품목은 ‘서생산 돌미역’과 ‘서생산 돌다시마’. 일반적으로 미역하면 ‘기장미역’을 떠올리지만 기장미역의 명성은 원래 서생에서 시작됐다.

특히 서생미역이 서식하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앞 바다는 청정해역으로 풍부한 일조량과 거센 조류, 차가운 해수온도의 조화로 미역양식의 최적지다.

현재 국내 미역 생산량의 91%가 생산되는 전남·북의 미역은 고유 미역이 아닌 잎의 폭(약 11㎝)이 넓은 일본 종자를 바탕으로 한 남방산 미역이다. 고유의 미역은 북방산 미역인데 일명 ‘쫄쫄이 미역’으로 불리며, 부산 기장과 울산 간절곶에서만 생산된다.

전통 미역을 재현한 이 회사의 미역은 일반미역과 달리 잎이 좁고 탄력이 강해 오돌오돌한 돌미역 그대로의 맛이 살아 있어 산뜻한 맛이 일품이다. 태양을 많이 받는 자연산에 가까운 조건으로 양식해 자연산 돌미역의 맛과 질에 최대한 근접하게 생산하기 때문.

맛있는 미역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90일 정도 키운 후 수확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어민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120일을 키워서 채취한다.

김 대표는 “90일이란 재배기간을 엄수해 잎이 작으며 탄력있고 쫄깃한 맛을 내는 미역을 생산한다”며 “우리 제품은 순수한 전통방식에 의해 생산·건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자랑한다.

그는 또 “건조미역은 물에 넣어 보면 좋고 나쁨을 알 수 있다”며 “보통 미역은 국을 끓일 때 15분 정도 지나면 잎이 풀어지지만 이 제품은 한시간을 끓여도 미역이 생생하게 그 형태를 유지한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고품질로 업계에서는 드물게 돌미역과 돌다시마를 고급 브랜드화 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나 유명 백화점 등에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대형마트에 15억원 규모의 돌미역을 납품하고 있다”며 “주문이 밀려들지만 생산량이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자연산 돌미역 양식 성공, 신지식인 업체 선정… 전복양식 통해 해외시장 공략

이 회사가 고품격 전통 미역을 생산하게 된 것은 김 대표의 고집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미역 생산업체들이 어장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생산량 감소에 따른 소득저하로 고유 미역 생산을 외면함에도 전통적인 것이 최고의 제품이라는 방침을 갖고 고유 미역인 ‘쫄쫄이 미역’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 결과, 지난 1998년 자연산돌미역 종묘로 양식에 성공했다.

또 김 대표는 미역 건조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된바람의 특징을 살린 기계기술도입에 나서 12시간이면 완전건조가 가능한 건조실을 만들어 고품질의 미역을 생산해냈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당시 해양수산부로부터 신지식인업체로 선정됐으며,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으로부터 5년 연속 품질인증을 받았다. 또 2000년에는 전국 미역 품질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전복 양식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에서 더 큰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며 “전복 양식을 통해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전복 생산량 중 40%가 수출되고 있는데 이 시장에 진출하면 향후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김태현 대표이사.
[인터뷰]김태현 대표이사

“사라지는 고유의 미역맛을 찾아”

- 미역 등 수산업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 흔히들 미역은 기장미역으로 알고 있는데 원래 서생미역이 우리나라 고유의 미역이다. 특히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미역은 우리 고유의 제품이 아닌 일본 종자다. 이처럼 사라지는 고유의 맛을 찾기 위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 고품질 생산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 수산업도 기술 개발에 노력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등을 공략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의 제품은 생산에 어려움이 있지만 품질 등에서 월등히 뛰어나 해외 시장 공략이 충분하다.

- 사업 추진의 애로요인은.

▲ 시, 군 등 행정관청의 관심 부족이 아쉽다. 한우의 경우 브랜드화 사업에 홍보 등 행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수산업종은 이같은 행정당국의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수산업도 제품의 브랜드화, 적극적 홍보 등 정책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지역 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 주요 실적은.

▲ 국내의 경우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와 유명 백화점에서 연간 1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 연간 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향후 사업 계획은

▲ 전복 양식을 시작하려고 한다. 올해 20억원을 투자해 양식장을 건립하고 건조 전복을 중국, 유럽 등지에 수출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약 50억원의 해외 수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 수산업 발전을 위해 한 마디.

▲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자원이다. 특히 수산업은 무궁한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어민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 인적 자원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도록 시 등에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 글 최재필·사진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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