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짙은 숲향기 매력적인
고즈넉한 합천군으로…
6월 짙은 숲향기 매력적인
고즈넉한 합천군으로…
  • 김미선 기자
  • 승인 2016.06.02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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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 배경으로 사용 ‘합천영상테마파크’
추억에 젖거나 영화속 장면 찾기 여념없어
오도산자연휴양림도 여름 필수코스
숲길 사이 산책·천연 수영장도 인기
▲ 고즈넉한 합천 해인사 일주문 일원.

바지런히 움직이기엔 땀이 줄줄 흐르고, 멍하니 앉아만 있기엔 심심해 나선 여행길. 보고 즐길 꺼리도 많지만 고즈넉해 시간도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곳 합천군을 찾았다.

합천군은 산이 군 면적의 70% 이상 차지하지만 분지인 지형 탓에 한여름에는 울산보다 더 덥고, 한겨울에는 절로 몸이 움츠러들게 춥지만 신록이 짙어져 가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그 싱그러움이 눈부시다.

울산에서 합천으로 향하는 길은 크게 두가지다. 경부고속도로에 올라 대구를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를 경유하는 코스와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으로 남해고속도로를 경유하는 방법. 두 방법이 크게 거리나 시간에서 차이가 없어 평소 선호하는 길로 운전해도 좋고 합천군으로 향할때나 울산으로 돌아 올 때 제각각 다른 길을 달려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합천군을 찾는 많은 이들이 가장 많이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한 해인사와 합천영상테마파크.

그중 먼저 향한 곳은 합천영상테마파크다.

1920년대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오픈 세트장인 이곳은 드라마 ‘각시탈’이나 영화 ‘암살’같은 시대극의 배경으로 많이 사용된 곳으로 최근 개봉한 영화 아가씨의 촬영장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넓지 않아 걸어서 한바퀴 도는데 무리가 없는 테마파크를 걷다보면 1970년대 종로거리를 옮겨 둔 곳이 나타나기도 하고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전철과 옛날 기차 등도 볼 수 있어 ‘아이고 허리야’를 입에 달고 사는 나이든 어르신들은 젊었을 적의 추억에 젖고, 영상물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드라마나 영화속 장면 찾기에 여념이 없다.
 

▲ 경성역 간판이 붙어있는 서울역의 모습.

과거로의 시간여행 속에 출출한 배를 달랜다면 곳곳에 있는 추억의 간식도 좋지만 지역 농부들이 손수 채소를 키워내고 그 아낙들이 손맛을 살려 만든 합천로컬푸드 직매장의 농가뷔페를 추천한다. 맛집이랄 것 까지야 없지만, 신선한 제철 채소와 먹거리를 사용한 한끼는 인스턴트에 젖은 요즘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성찬이 아닐까?

합천영상테마파크를 떠나 합천호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오늘 하루밤을 신세질 합천 오도산자연휴양림. 오도산자연휴양림은 군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애완동물 출입이 안되고 휴양림 내 숯불이나 석화탄, 장작 등을 사용 할 수는 없지만 초입부터 펼쳐져 있는 시원한 계곡물과 숲길의 푸르름은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 경성역 간판이 붙어있는 서울역의 모습.

아직은 물이 차가워 햇볕이 쨍쨍한 한낮이 아닌 다음에야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드물지만 계곡물따라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마냥 뛰어놀기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층층히 다양한 깊이의 천연 수영장은 사랑받는 곳이다.

차가운 물에 발담그고 책을 읽는 여유를 가져도 좋고 숲길 사이를 산책해도 좋은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팔만대장경이 자리한 해인사.

국사 교과서에서 흔히 보고 배웠던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하지만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산책로와 일주문을 들어서는 주변이다. 나무가 우거진 생태 탐방로는 숲의 향기가 물씬 풍기고, 일주문 일원은 산사로 들어서는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그렇게 들어선 해인사의 가장 안쪽에 국보 제 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이 자리하고 있다. 나무 문살 틈 사이로 빛이 들면 살포시 드러나는 팔만대장경.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대장경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끌어오는 것이기도 하다.
 

▲ 나무 창틀 사이로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는 팔만대장경.

바쁘게 돌아다니기에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부모님,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 누구와 함께라도 좋다. 아니 바쁜 일상생활에 지쳐 혼자 쉬러 나선길도 좋다. 합천이 주는 넉넉하고 여유로움에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느껴지는 곳, 계절이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 6월 짙은 숲 향기에 취하러 나서보자. 글·사진=김미선 기자

▲ 계곡물이 층층이 다양한 깊이의 천연 수영장을 만들어내는오도산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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