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韓 국가경쟁력
추락하는 韓 국가경쟁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5.3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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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모범적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은 현재 ‘전환의 계곡’에 머물러 있다. 민주화를 통해 권위주의를 청산했지만, 정치권과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와 권위까지 빠르게 실종되었고 투명성은 제자리걸음이다.

30여년에 걸친 경제 발전에도 국민의 생활 만족감이 떨어지고 자살률은 급등했다는 점에서 ‘성장의 역설’이, 성공적 민주화에도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는 더 커졌다는 점에서 ‘민주화의 역설’이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의 계곡을 감싸고 있다.

‘전환의 계곡(valley of transition)’이란 더 높은 산에 올라가기 전에 만나는 계곡이란 뜻으로, 사회나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급격한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를 말한다. 한국의 정치적 성장이 경제적 성장을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사회적 혼란이 대표적 사례다. 쉽게 이야기하면 ‘성장통(成長痛)’과 사촌간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전년보다 4단계 추락하는 등 일본에 뒤처진 29위를 차지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경제성과와 기업효율성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0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16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합순위는 평가대상 61개국 중 29위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보다 4단계 급락한 순위로 일본(26위)보다 못한 평가다.

지난 2015년 한국은 총 61개국 중 25위를 차지하는 등 일본보다 두 계단 앞서는 상황이었다. 당시 일본의 경우 27위로 전년보다 6단계 추락한 국가경쟁력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올해 일본은 한 계단 도약한 데 그쳤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성과와 기업효율성 부문의 순위가 급락하면서 역전당한 모습이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 이래 정부효율성은 소폭 오른 반면 나머지 평가에서 모두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선 경제성과를 보면 순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13·2014년 우리나라 경제성과는 20위를 이어오다 2015년 15위로 상승한 후 올해는 6단계 추락한 21위다.

기업효율성에서도 노동시장·태도 및 가치·경영관행·금융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가습기 살균제 등 기업윤리 관련 사건과 구조조정 이슈 부각 등이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노동시장 분야에서는 만성적인 취약 항목인 노사관계, 인력확보, 인력운영의 효율성 등의 부진 요인이 있었다.

국가경쟁력 1위 국가는 지난해 2위를 차지한 홍콩이었다. 동양의 진주 홍콩이 그 명성에 걸맞게 아시아 경제국가의 하락세 경향을 거슬러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선정됐다. 그 다음으로는 스위스가 2위를 차지했으며 전년도 1위권이던 미국은 3위로 자리를 내줬다. 중국의 경우는 전년보다 3단계 하락한 25위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잘 사는 나라이고 나는 중산층에 속할까, 그리고 나는 행복한가? 한번쯤은 진지함은 없을지라도 생각해본 듯하다. 보통사람들은 경제력과 소득을 기준으로 답하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경제력이 큰 나라의 국민은 소득도 높으므로 행복하리라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한국인은, 나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소득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현상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경제용어가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이다. 이는 돈, 행복, 그리고 욕구의 관계를 증명한 이론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소득이 많아지더라도 그만큼 욕심도 따라서 증가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보다 후진국의 행복지수가 더 높은 사실이 증명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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