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가 이뤄낸 관광낙원
“사람들이 모이게…” 창조적 아이디어 접목
공동체가 이뤄낸 관광낙원
“사람들이 모이게…” 창조적 아이디어 접목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6.05.3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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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미포조선 공장부지 활용방안
(2)세계 항만재개발 현주소
▲ 사진제공=호주 시드니 달링하버 홈페이지
선진국의 해양 수변 도시들은 수변을 따라 편하게 걷고 그곳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놨다. 그들 해양 수변 도시들은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며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경제까지 견인하고 있다. 특히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의 경우 기관 간 역할분담을 통해 이뤄낸 성과로 현재 부지활용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울산 남구청과 항만공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드니 달링하버, 팀웍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해양도시

걷기만 해도 좋은 곳. 사람이 중심인 곳. 모두 항만 재개발 사업의 모범사례인 호주 시드니의 달링하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곳은 한해 2천600만명이 찾는다. 이들은 이곳에서 먹고, 즐긴다.

시드니 달링하버가 가장 우선에 둔 건 ‘사람이 모여들게 하라’는 메시지였다. 여기에 창조적 아이디어를 더했더니 시민은 물론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100년 전만 해도 공업지대였다. 방직, 곡물, 석탄 등을 운반하는 석탄터미널이 있었지만 시설 노후화와 컨테이너 선박까지 등장하면서 황폐해져 갔다. 이에 1984년 상업적 부흥을 위해 달링하버 건설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1988년 복합체건물을 지었다.

현재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립해양박물관과 시드니수족관이 있고, 컨벤션센터, 페스티벌 마켓 플레이스 등 쇼핑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시드니 달링하버의 성공비결은 항만을 도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레 녹여 부족한 기능을 보완토록 한 게 주효했다.

특히 개발 당시 관계기관과의 철저한 역할 분담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장기 프로젝트로 시작된 시드니 달링하버는 컨벤션센터와 전시장, 국립해양박물관, 공원, 중국식 정원, 시민 산책로 등 공공 프로젝트를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가 맡았다. 시드니항만연안공사는 시설개발과 운영을 맡았고, 시드니시청과 시드니항만청은 달링하버의 전체적인 마케팅, 홍보 등을 지원했다. 민간기업은 쇼핑센터, 5성급 호텔,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 부문을 담당했다. 이처럼 관계기관들이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해 항만과 도시가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시드니항만연안공사가 1999년 장기 임대 형식으로 재개발 사업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었던 점도 민간 시행업체의 독단적인 개발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단기적 수익성 위주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양관광 위락시설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카고 미시간 호수, 공원과 친수시설의 조화

미국 시카고는 해마다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선정된다. 도심과 인접한 미시간 호수를 따라 펼쳐진 길에 조성된 공원과 친수시설이 주된 이유다. 시카고는 옛 US Steel 공장부지에 New Urbanism 기법을 도입한 개발단지다. 여기에 공원은 물론 주택지, 상점, 학교, 요트장 등을 철저한 계획 아래 장기 프로젝트로 건설했다. 그 결과 시카고는 활기를 찾았고, 관광객이 찾아오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시애틀 워터프론트, 오감 자극 수변 산책로

미국 시애틀의 워터프론트도 성공적인 항만 재개발 지역이다. 수변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걷고 싶은 길’로 조성했다. 바다로 이어진 길을 걷다보면 레스토랑, 카페 등이 즐비해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 시킨다.

여기에는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도 길게 늘어서 있다.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며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디저트처럼 즐긴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바다 속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언더워터 돔이 있는 수족관. 여기에는 해양 생물뿐만 아니라 선박에 관한 자료도 전시돼 관광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결국 미국 시카고 미시간 호수나 시애틀 워터프론트 모두 기관과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커뮤니티 주도가 성공의 지름길

결국 이들 세계적인 해양수변도시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관은 물론 주민들까지도 참여하는 커뮤니티(공동체) 형성이 바로 성공의 지름길로 지목받고 있다. 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경제개발, 공공안전, 서비스, 여가, 주택, 교육, 예술, 문화 등을 다양하게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오늘날의 성공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장생포에서는 새뜰마을 사업이 한참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여기에 맞는 실행 계획을 만드는 것이다. 이 사업은 ‘주민의견’이 적극 반영될 뿐만 아니라 ‘주민참여형’이어서 주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생포 한 주민은 “미포조선 공장부지는 장생포 주민을 위한 시설이어야 하며, 나아가 장생포 경제를 살리는 것은 물론 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한다”며 “관계기관이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 기관들과 주민의 의견이 더해져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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