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두드리는 철의 울림
과거와 현재 두드리는 철의 울림
  • 최상건 기자
  • 승인 2016.05.1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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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울산쇠부리축제
▲ 쇠부리장인.

인류는 ‘인간의 손에 무엇이 쥐어져 있었는가?’로 역사시대와 문명의 발전 단계를 구분한다. 돌을 이용해 사냥도구와 생활도구를 만들었던 석기시대, 구리와 주석을 섞어 만든 청동을 사용한 청동기 시대 그리고 철기시대로 이어진다. 석기와 청동과는 단단함과 자원의 풍부함, 저렴한 생산비용 등 철이 지닌 장점을 바탕으로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울산시 북구 달천동과 상안동 일대에 분포한 달천철장은 철의 원료인 토철과 철광석을 캐던 곳으로 그 역사가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고서인 ‘삼국지 위서 동이전’과 ‘후한서’에는 달천철장에서 생산된 철들이 주변 국가들로 수출됐고 당시 이 주변 시장에서는 철이 곧 화폐였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온다.

이렇듯 세계 최대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산업도시 울산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현재까지 철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번 주말 ‘철의 노래’가 시민들에게 다가간다. 제12회 울산쇠부리축제가 13일부터 15일까지 북구청 광장 일원에서 ‘두드림! DO DREAM!’이란 슬로건으로 열린다. 울산의 유구한 철의 역사를 근간으로 한 가장 울산다운 축제가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올해 축제에서는 울산쇠부리 복원을 목표로 울산쇠부리 고대 원형로 복원 실험을 진행한다. 울산 달천광산에서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제철 방식을 이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재현할 계획이다.

‘쇠부리’란 철을 제련하는 곳을 쇠부리 터라 불렀는데 이는 ‘쇠를 부린다’라는 경상도 방언으로 토철이나 철광석 같은 원료를 녹여 용광작업을 일컫는 말이다.

◇4개분야 70여 프로그램 구성

올해 울산쇠부리축제는 주제관 ‘스틸로드’, 주제공연인 창작 마당극 ‘달천골, 철철철’을 비롯한 울산쇠부리 고대 원형로 복원, 대장간 체험 등을 중심으로 쇠부리, 문화, 전시·학술, 화합의 장 등 모두 4개 분야 70여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고대 원형로 복원 실험은 제철 분야의 전문가와 장인, 지원 주민으로 구성된 ‘울산쇠부리복원추진단’에 의해 진행된다.

고대 방식의 제철로인 원형로를 만들고, 여기에 철광석과 숯을 넣어 철을 생산하는 전 과정을 학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전문가들이 관람객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도 곁들인다. 관람객들은 직접 풀무를 밟으며 울산쇠부리를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사전 모집을 통해 일반 시민도 불매꾼으로 참여한다. 이번 실험 과정은 추후 보고서로 작성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민속놀이인 ‘울산달내쇠부리놀이’, ‘미니카 경진대회’, ‘대장간 체험’ 등 다른 축제에서는 보지 못한 쇠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쇠부리 모티브 볼거리·문화행사 가득

쇠부리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 행사도 준비돼 있다. 주제공연 창작 마당극 ‘달천골, 철철철’, 인형극 ‘달천이와 광산이’, ‘두드락 콘서트’, 쇠부리 풍물·불매놀이 경연대회, 거리마임, 스틸드럼 퍼레이드, 프린지 무대 등이 광장을 채운다.

주제공연 ‘달천골, 철철철’은 달천철장의 철로 만들어진 신비검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 철이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신명과 해학의 마당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인형극 ‘달천이와 광산이’는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축제장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손인형으로 공연해 특별함을 더했다.

‘두드락 콘서트’는 북구 공연장 상주예술단체인 놀이패 동해누리와 타악그룹 ‘잼스틱’의 무대로 꾸며지며, 쇠부리 풍물·불매소리 경연대회는 지역에서 활동하며 우리의 전통 음악을 계승하는 아마추어 사물놀이, 풍물단 경연의 장으로 진행된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마임이스트들이 즉흥극과 스톱모션마임, 청소년들로 구성된 스틸드럼단의 연주도 만날 수 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특별공연은 다원예술공연 ‘쇠의 꿈을 품은 땅, 달천’이 기다리고 있다. 쇠, 불, 물, 바람, 인간을 모티브로 영상, 음악, 무용극이 함께한다. 폐막행사로는 관람객들의 소원이 담긴 소원지를 태워 모든 이의 소원 성취를 빌며 무대와 관람객이 하나 되는 대동난장 ‘불매, 불매야’도 준비돼 있다.

폐막공연에서는 인기가수 박상민의 축하무대도 만날 수 있다.

 

▲ 축제에 참여한 아이들이 쇠부리 체험을 하고 있다.

◇지역 철의 역사 공유하는 전시·학술 마련

지역 철의 역사와 산업역사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학술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축제장 입구에는 주제관 ‘스틸로드’가 준비돼 있다. 2002년 폐광된 달천광산의 갱도를 재현한 야외 전시관에서 3D 디오라마로 재현된 울산쇠부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달천광산 사진전 및 유물전, 철의 역사 및 울산의 산업역사 패널전도 열린다.

올해는 삼륜자동차, 시발택시, 코티나, 포니, 스텔라, 엑셀 등 추억의 자동차를 전시하는 ‘클래식카 특별전’과 튜닝카 전시도 열려 자동차 문화의 변화상도 살펴볼 수 있다.

◇축체의 꽃 ‘먹거리 부스’

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부스도 준비한다. 지역의 봉사단체들이 운영하는 먹거리장터와 푸드트럭이 축제의 즐거움을 더한다. 또 봄꽃 전시회 ‘봄꽃뜨레이야기’, 백일장, 그림글잔치, 생활체조경연대회 등 시민 화합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장 신청을 통해 축제장 곳곳을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울산쇠부리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또 매일 선착순 3천명에게 포토쿠폰을 무료로 증정해 현장에서 즉석으로 사진을 뽑아준다. 이 중 포토제닉 10명을 선정, 기념품을 증정한다. 축제장 곳곳에서 쇠부리맨과 게임을 펼쳐 이기는 관람객에게는 기념품이 주어지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사랑과 우정을 싹틔우는 동시에 우리 사는 고장의 역사와 전통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울산쇠부리축제로 발길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최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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