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설렘, 추억…
여행자들의 쉼터 감성충전 카페
여행, 설렘, 추억…
여행자들의 쉼터 감성충전 카페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04.21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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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의 카페 ‘체크인 부산’
▲ 한 관광객이 ‘체크인부산 ’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래로 보내는 엽서 ’를 쓰고 있다.

여행자에게 낯선 곳이란 설렘 그 자체다. 여행을 하는 동안 순간순간이 늘 소중하다. 그런 여행자들에게 소소하지만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장소가 있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여행 정보를 얻고 쉬어갈 수 있는 카페 ‘체크인 부산’이다.

4년 전부터 부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온 노시현(35)·제니퍼(30) 부부는 여행객들로부터 2% 부족한 부산여행의 아쉬움을 전해 듣고 여행자들에게 ‘진짜’ 부산 여행 정보를 주고 싶어 지난해 10월 외국인여행자들을 위한 카페를 차렸다.

◇ 감성 자극 ‘미래로 보내는 엽서’

체크인부산은 부산 남포역 7번 출구에서 3분 거리에 있다. 최근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외국인여행자들이 부쩍 증가한 이 일대에서 체크인부산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훤칠한 키에 푸근한 인상의 노시현 대표와 따뜻한 미소가 매력적인 대만 출신 제니퍼 대표가 반갑게 인사하며 손님을 맞이한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에 감성 가득한 음악이 흐르는 이 카페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미래로 보내는 엽서’다. 흔히 한 달 후 또는 일 년 후로 보내는 엽서와는 달리, 2021년까지 내가 원하는 날짜에 맞춰 엽서를 보낼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소통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미래로 보내는 엽서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있어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홍콩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온 한 여성은 미래로 보내는 엽서를 쓰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후문. 직장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이곳을 찾은 사람, 남자친구와 이별하고 찾은 사람 등 사연도 다양하다.

임신한 지 5개월 된 홍콩의 한 신혼부부는 여행 차 부산을 왔다가 체크인부산을 들렀다. 여기서 미래에 아기에게 보내는 엽서를 쓰고 갔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 후 부부는 다시 이 카페를 찾았다. 두 대표는 이들 부부가 카페를 다시 찾아줬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 ‘체크 인 부산 ’ 내부 전경.

한 대만 여행객은 한 번에 엽서 180장을 사갔단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카페에서 판매하는 엽서는 사진을 취미로 하는 노 대표가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 엽서다.

여기에 감성적인 문구를 넣어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엽서는 1장 당 천원에 판매한다. 우표도 따로 판매해 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엽서를 쓴 후 바로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맞춰 미래로 보내는 엽서 코너에 넣으면 된다. 대표 부부는 매일 각 날짜에 맞춰 우체국을 방문해 엽서를 보내주고 있다.

이밖에 부산의 관광지를 촬영해 만든 달력과 텀블러, 컵, 스티커 등 부산을 상징하는 다양한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다.

노 대표는 “특히 대만 여행객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카페에 오는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양한 사연이 있어 우리도 즐겁다”고 말했다.

 

▲ 맛집을 소개하는 제니퍼 대표.

◇ 부산의 대표 관광지·맛집 소개

이 카페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또 하나의 메뉴는 바로 ‘브런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정해 판매하는 메뉴다.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구성 덕분에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다고. 프렌치토스트와 과일, 소시지, 샐러드로 구성된 브런치다. A세트(5천5백원)와 B세트(8천원)로 나눠 판매하는데 B세트에는 과일과 버섯 등의 구성물이 더 포함됐다.

음료도 다양하다.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카라멜마끼아또 등 커피 종류와 초콜릿라떼, 그린티라떼, 레몬·자몽에이드, 허브티 등 취향별로 즐길 수 있다.

손님이 테이블에 앉으면 두 대표는 부산의 핵심 관광지를 표시한 관광지도 한 장을 준다.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 오륙도, 태종대, 청사포 등 다양하다.

두 대표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부산의 맛집도 소개한다. 알아보기 쉽게 사진과 간단한 글을 작성해 파워포인트로 정리했다.

▲ 사진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구성으로 인기를 끌고있는 브런치 세트.

개업한 지 5개월 만에 카페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지, 정작 한국인 여행객들의 방문은 뜸한 것이 아쉽다고 두 대표는 전했다.

제니퍼 대표는 “눈이 즐거운 여행도 좋지만 한국인 여행객들도 커피와 음악이 있는 감성적인 공간에서 가족이나 연인, 친구에게 엽서를 보내며 마음을 전했으면 한다”며 “작은 엽서에 불과하지만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친구’와 같은 존재인 두 대표는 체크인부산에서 여행자들을 기다리며 소중한 인연을 맺고, 추억을 이어가고 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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