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4.2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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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괭이’이는 강원, 경기, 경상, 전라도 등지에서 농사도구를 일컫는 말이다. ‘곡괭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을까? 논어에는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 굽혀 베개로 삼아도 낙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곡굉지락(曲肱之樂)’이 있다. 이 말은 가난하고 소탈한 생활의 즐거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팔베개 모양과 농사도구 곡괭이의 굽은 모양이 비슷하지 아니한가?

‘식사(食事)하셨습니까?’에서 ‘식(食)’은 같은 한자라도 밥을 뜻하면 ‘사(食)’로 읽고, 먹다를 뜻하면 ‘식(食)’으로 읽기에 식식(食食)으로 쓰고 읽기를 ‘식사’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곱창’은 동물의 지방이 많은 창자 부위를 말한다. 이때 ‘곱’은 동물의 지방을 말한다. 소의 작은창자를 주재료로 하여 갖은 양념과 채소, 고기, 해물 등을 넣고 국물을 조금 부어 끓인 음식이 곱창전골이다. 곱창은 동물의 기름인 곱과 한자 내장(腸)의 된소리 창이 결합된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눈곱’은 눈에 뭉쳐진 기름이다.

도로(道路)는 뭍의 길인 도와 물의 길인 로가 합쳐진 명칭이다. 뭍의 길은 도(道), 물의 길은 로(路)로 지칭했다. 백로(白鷺)는 흰 깃의 물새라는 의미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용어로 육로인 대(帶)와 수로인 로(路)를 표현하고 있다.

모범은 나무로 만든 것을 모(模), 대나무로 만든 것을 범(範)이라 하여 둘을 합치면 모범(模範)이 된다. 둘은 기물을 주조하는 형틀을 말하기도 한다. 법운 스님 은“스승이 곧 사람의 모범인데 모가 모답지 못하고 범이 범답지 못한 이가 고금에 허다하다”고 했다.

풍속(風俗)은 윗사람이 말한 바를 풍(風)이라 하고, 아랫사람이 익힌 바를 속(俗)이라 한다.(上所說曰風 下所習曰俗)

정중동(靜中動)은 선원(禪院)의 용어이다. 좌선의 자세는 정(靜)이며 그 마음자리는 동(動)이다. 무용은 정중동이 아니라 동중정(動中靜)이다. 움직임 가운데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파초(芭蕉)는 잎사귀가 떨어지지 않고 시들기 때문에 파초라 한다. “파초의 잎은 낙엽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나의 잎사귀가 생기면 곧 하나의 잎사귀가 시들기 때문에 초(蕉)라고 하는 것이다”라고 송나라 육전(陸佃)이 말했다. 사냥은 한자어 같지만 한글이며, 한자의 흔적이 사라져 찾을 수 없지만 ‘산행(山行)’을 근본으로 해서 변천된 것이다.

봉창(封窓)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창문을 여닫지 못하도록 봉해 놓은 창을 말한다. 한편 경북, 전북, 충청 등지에서 사용되는 사투리 ‘봉창’은 옷의 일정한 곳에 헝겊을 달거나 옷의 한 부분에 헝겊을 덧대어 돈, 소지품 따위를 넣도록 만든 주머니를 말한다.

대삼소삼(大衫小衫)은 손 중심의 무(舞)를 표현한 것이며, 비연(飛鳶)으로 비유된다. ‘손만 들면 춤이 되는 기라’라고 표현한다.

비정비팔(非丁非八)은 발 중심의 도(蹈)를 말한 것이다. 어약(魚躍)으로 비유된다. ‘정신과 발이 만나 노는 춤’이라 표현한다.

신라의 최치원도 춤추는 자태는 짧은 소매로는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舞態則難爲短袖)

강담은 ‘강담 배부른 것’에서 ‘돌담’이라하지 않고 ‘강담’이라 했을까? 흙을 섞지 않고 돌로만 쌓은 담을 말할까? ‘강’은 폭이 넓다는 의미로 ‘江’으로 쓴다. 강담은 돌담이 아니라 ‘큰 담장’의 줄인 말이다. 울주군 선바위 주위를 가리키는 강당대숲은 ‘강당(講堂)’ 대숲이 아닌 ‘강당(江堂)’ 대숲이 올바른 기록이다.

마을 이름에 등장하는 ‘못안’은 한자로는 지내(池內)라고 쓰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모단’으로 쓰고 읽는다. 양산 대석리의 ‘물안뜰’, 하북면의 지내리, 울주군 상북면의 지내리도 비슷한 의미이다.

초파일에 밝히는 것이 연등(蓮燈)일까? ‘태우는 등’, ‘등불을 밝히다’는 뜻이 있는 연등(燃燈)이다. 무명(無明)의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라는 뜻이다. 번뇌와 무지로 가득한 무명의 세상에 저마다 켜든 등불로 지혜를 증장시키는 의미이다. 연등의 기원은 <현우경>의 ‘가난한 여인난타’가 지극한 성심과 발원으로 밝힌 등불에서 비롯된다. <화엄경>에서는 이를 두고 ‘믿음을 심지로 삼고 자비를 기름으로 삼으며, 생각을 그릇으로 하고 공독을 빛으로 하여 삼독을 없앤다’고 풀이하고 있다.

학성지에서 찾을 수 있는 매귀악의 큰 소리로 외치는 찬탄 이름 ‘등광궐아괘보살’은 빈녀 난타의 성불 후 이름이다.

‘에 여루 지신아 도장지신을 눌루자. 앞에는 앞노죽 뒤에는 뒷노죽. 구실노죽 석노죽 일만석만 가리오소. 이 도장이 이래도 수만 석을 가린다. 마구자 마구자 생쥐를 마구자. 잡구잡신은 물알로 만복은 여게다.’ 울산의 지신밟기 중 도장굿 가사이다. 도장은 도장(都場), 도장(稻場) 등으로 쓸 수 있으며, 곳간(庫間) 혹은 곡간(穀間)으로 각종 곡식을 저장 혹은 보관하는 큰 공간을 말한다. 도장은 생쥐가 천적이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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