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에 무조건 거꾸리운동? ‘위험천만’
허리통증에 무조건 거꾸리운동? ‘위험천만’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04.18 21: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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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질환 환자 근육·인대손상 확률 높아
노인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등뼈·목뼈 골절
효과적이고 안전한 운동 선택해야
중심근육 강화·디스크 무리없는 ‘걷기’ 추천
가까운 체육공원이나 헬스장, 가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운동기구가 있다. 사람을 거꾸로 매다는 ‘거꾸리 운동’ 기구다.

평소 고질적인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에는 거꾸리 운동 기구를 구입해 혼자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거꾸리 운동기구를 이용한 허리 통증 치료의 원리는 사람을 거꾸로 매달면 중력과 반대방향으로 몸 전체가 늘어나면서 척추 뼈 사이가 늘어나고, 튀어나온 디스크가 들어가기 때문에 신경압박이 풀리면서 통증이 호전되는 것이다. 이는 척추병원에서 사용하는 ‘견인치료’와 비슷한 원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척추병원의 견인치료는 물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일부환자에게만 시행하고 있다. 치료 전에는 반드시 영상검사 및 이학검사 등을 통해 견인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인지 아닌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전문 자격을 갖춘 물리치료사들이 환자의 키와 체중을 감안해 목뼈에는 체중의 10%, 허리뼈에는 체중의 25~50%까지 견인력으로 신중하게 실시하고 있다.

울산 아름다운울들병원 장호석 병원장은 “허리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고 무조건 거꾸리 운동으로 허리 통증을 치료하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디스크 탈출증·척주분리증 환자 거꾸리 운동시 ‘더 위험’

척추 뼈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커지며 척추 뼈에 붙어있는 근육과 인대도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더 굵고 강하다.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체중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꾸리 자세를 취하면 무거운 하체 무게를 약한 상체의 뼈에 붙어 있는 근육과 인대가 견뎌야 한다. 따라서 잠깐 동안은 견딜 수 있지만 몇 분 이상 지속하거나 수시로 반복하면 척추 뼈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 받을 위험이 높다.

특히 디스크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특히 척추 뼈가 분리돼 있는 척추분리증이나 전방전위증 환자가 거꾸리 자세를 취하면, 척추 뼈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 받을 위험이 높고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노인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척추뼈가 약한 상태에서 거꾸리 자세를 취하면 무거운 하체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상체의 등뼈나 목뼈가 골절될 수도 있다.

척추고정술이나 무릎 또는 골반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뼈와 인공보형물 사이가 벌어지면서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거꾸리 자세에서 떨어질 경우에는 목뼈가 손상될 수 있다.

특히 목 디스크나 목 협착증으로 신경통로가 좁은 환자들의 경우 목뼈가 골절되면 목신경이 압박받아 치명적인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성인병 환자의 경우 거꾸리 운동을 하면 머리 쪽으로 피가 쏠려 뇌혈압이 높아져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뇌조직이 손상되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녹내장 환자가 거꾸리로 운동을 할 경우, 머리 쪽으로 피가 쏠려 안압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녹내장이 악화될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파괴돼 점진적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실명하게 되는 질환이다.

과체중 및 비만인 사람이 거꾸리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발목을 고정할 경우 발목과 무릎 관절의 인대가 무거운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될 수 있다.

또 고지방 및 육류를 자주 섭취하거나 과식하는 사람이 거꾸리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오랜 시간 반복되면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거꾸리운동보다 걷기운동이 효과적

운동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따라서 안전하게 요통을 완화하고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거꾸리 운동보다 ‘걷기 운동’이 도움 된다.

걷기 운동은 척추를 잡아주는 중심근육을 강화하고 무릎관절과 디스크에도 충격을 적게 주는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요통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운동법으로 걷기운동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올바른 걷기 자세는 목과 허리를 일직선이 되도록 곧게 편 상태에서 시선은 전방 10~15m 앞 땅바닥을 주시하고, 보폭은 1m 정도로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

너무 천천히 걸으면 근육 강화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자신의 체력과 연령을 고려하여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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