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칼럼] 개구리와 주가
[증권칼럼] 개구리와 주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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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개구리와 같다. 주가는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주가의 예측이 어렵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뛰기 위해 엎드려 있는 개구리를 보고 어느 방향으로 뛸지 정확하게 맞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요즘 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주가를 결정하는 경제의 펀드멘탈한 요소도 테크니컬한 요소도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오로지 순간순간 투자자들의 심리에 의해서만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러다 보니 어떤 때보다도 주식시장에서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는 시장을 bull market이라고 하고 요즘처럼 지속적으로 주가가 빠지는 추세에 있는 시장을 bear market이라고 한다. 상승추세에서는 황소가 뿔로 치받아 올리듯이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주가가 상승하니까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게 되고 사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그 결과 주가는 기대 이상으로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하락국면에서의 주가는 곰이 화가 나서 내려치듯이 사정없이 하락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니까 더 하락할 것이라고 기대하여 팔게 되므로 기대 이상으로 하락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주식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움직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고 파는 구매 행위에 비유시켜 보면 물건 값이 싸면 사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물건 값이 비싸지면 욕구가 약해지는 것이 정상적인데 주식은 그렇지가 않다. 비쌀수록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쌀수록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어진다.

상승하면 더욱 상승할 것 같고 하락하면 더욱 하락할 것 같은 착각에서 우왕좌왕하는 것이 대중심리이다. 대중심리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투기이론이고 이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을 바보이론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사니까 주식을 사고 다른 사람들이 파니까 주식을 파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대중은 항상 틀린다. 대중과 다른 길을 가라”고 말한다. 즉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개구리 같은 주가를 잘 예측하려면 청개구리처럼 행동해야 된다는 말이 된다. 대중과는 다른 자기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시각으로 주식시장의 흐름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들과는 다른 투자의사를 용기 있게 결정을 해야 주식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말이다.

최근의 시장을 보면 익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라 불리는 월스트리트에서 대형 투자은행들이 파산을 하는가 하면 독자 생존이 어려워 다른 금융기관에 합병이 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또한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도 같은 전세계 주식시장의 주가가 온전할 리 없다. 나날이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남들과 같은 판단으로 투자를 하다 보면 수익을 얻기는커녕 손실의 폭이 커질 수 있다.

지금의 상황들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지 아니면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인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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