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이맘때면,
억새가 찾아와 산꾼들을 가을산으로 인도한다.
가을손님 억새는 낭만적이면서
쓸쓸하게 느껴지는 멋스러움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은빛 억새물결을 타고 가을이 손짓하는
울산 인근의 억새밭 명소를 소개한다.
광활한 분지 뒤덮은 ‘가을 파도’ 진수
▨ 재약산 사자평
-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해발 1천189m)
영남알프스의 중의 하나로 산세가 부드러운 재약산의 정상 동남쪽에 위치한 대평원이다.
이 산은 신라 흥덕왕 4년(829)에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과 약수를 찾아 헤매다, 이곳에 이르러 영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하여 ‘재약산’이라 불리게 됐다.
또한 이를 중심으로 필봉(筆峯), 사자봉(獅子峯), 수미봉(須彌峯), 천황봉 (天晃峯), 관음봉(觀音峯) 등의 연봉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다.
사자평은 재약산의 해발 700~800m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억새벌판이다. 125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분지를 뒤덮은 키 작은 억새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을 파도의 진수를 선보인다.
밀양 8경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영남 알프스 전 지역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문의: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2
능선따라 키 작은 억새·산나리 꽃 만발
▨ 간월산
-울산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등억리(해발 1천80m)
북쪽에 가지산을 두고 서쪽으로 재약산을 바라보며 남쪽에는 신불산과 맞닿아 있는 간월산은 동북쪽의 고헌산이 에워싸고 있는 형태이다.
주말이면 부산, 경남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8월 초면 신불산에서 이어지는 정상주변 능선의 키 작은 억새와 산나리 꽃이 만발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등산하는 이들에게는 임도 코스가 지겹고 재미없는 코스라 잘 선택되지 않는 코스이나, 간월산 임도코스는 다른 곳과 달리 최고의 경치를 맛볼 수 있는 코스로 손꼽힌다.
긴둥재 아래 동쪽으로는 저승골을 비롯해 천길 바윗골이 간월골짜기를 이루며 태화강으로 흘러들어가 울산평야를 살찌게 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청정수가 흐르는 배내골 등이 위치해 매년 여름 더위를 피해 찾아온 야영객과 피서인파가 북적댄다.
※문의 : 울산시청 관광개발과 052-229-3870~4
잡풀 없는 억새평원 마음까지 시원
▨ 신불산 신불평원
-울산 울주군 상북면 (해발 1천159m)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신불산은 울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또한 광활한 면적의 억새평원은 사자평과 함께 울주 7봉의 대표적 억새군락지이다. 신불산에서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4km, 1시간 거리의 수백만평의 신불평원은 국내 억새평원중 가장 볼 만한 곳으로 평가된다.
재약산 사자평고원의 넓은 억새평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신불평원도 볼 만하다. 신불평원의 억새도 키가 작아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보기 어렵지만, 억새사이의 잡풀이 거의 없는 평원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이밖에 신불산 주변에는 조선조 영조때 암행어사 박문수가 탄복했다는 단조성과 왕봉 아래 흐르는 홍류폭포도 가까이 있어 등산 뒤 흘린 땀을 씻어 내리는 즐거움을 같이 할 수 있다.
※문의:울산시청 관광개발과 052-229-3870~4
‘생태계의 보고’ 환상의 등산코스
▨ 천성산
-웅상(평산동,소주동),상북면,하북면(해발 922m)
청성산은 양산의 최고 명산으로 웅상, 상북, 하북 3개 읍·면에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경치가 빼어나 소금강산(小金剛山)이라 불렸으며,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1천명의 당나라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고 하여 천성산이라 불린다.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리는 이 곳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개하고 희귀한 꽃과 식물, 곤충들이 잘 보존돼 있는 ‘화엄 늪’과 ‘밀밭 늪’이 있다. 특히 가을이면 긴 억새가 온산을 뒤덮어 환상의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한반도에서 동해의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나 전국에서도 해돋이 광경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며, 전망도 빼어나 낙동강을 기준으로 왼쪽엔 금정산 고당봉과 계명봉, 오른쪽엔 김해 백두산과 신어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문의 : 양산시청 문화관광과 055-380-4841~3
/ 배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