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세레나데 “반갑다 귀뚜라미”
가을 세레나데 “반갑다 귀뚜라미”
  • 이주복 기자
  • 승인 2008.09.16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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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마다 3쌍씩 15쌍 ‘가을 하모니’
▲ 울산시청사 실내 화단에 풀어놓은 귀뚜라미. 귀뚜라미 소리가 시청 직원과 민원인들에게 친근감을 주면서 생태도시 이미지를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 정동석기자
“귀뚜르르, 귀뚜르르 … ”

귀뚜라미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울산시 청사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가을 정취를 전하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시청 본관 각층에 꾸며놓은 작은 화단에서 시작된다.

화단 한 귀퉁이 숲속에 마련된 작은 집에서 귀뚜라미가 바이올린을 켜듯 양 날개를 비비면서 아름다운 연주로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시청사를 방문하는 시민들은 갑작스런 귀뚜라미 소리에 처음에는 깜짝 놀라다가 사실을 알고는 이내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든다.

귀뚜라미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은 지난 3월부터. 울산시는 박맹우 시장이 지난 2005년 5월 강원대학교 박규택 교수로부터 선물로 받아 시장실에서 키우던 귀뚜라미를 청사 내 각층 화단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멋진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각 층마다 3쌍씩 모두 15쌍에 이른다.

박 시장은 귀뚜라미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환경과 산업이 공존하는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 의지를 다지기 위해 상징적으로 직접 키워온 것.

울산시는 울산상공회의소, 울산교육청 등 11개 기관에 귀뚜라미 키우는 방법과 함께 분양도 했다. 오는 11월에는 청우들의 ‘추억의 사진전’에 가을노래와 함께 이들 귀뚜라미의 맑은 소리를 녹음 편집해 배경 음악으로 활용, 물씬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는 계획이다.

환경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는 ‘꼬리명주나비, ’반딧불이‘ 등의 성공적 복원 사업에 이어 귀뚜라미 소리가 생태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한편 귀뚜라미는 메뚜기목 귀뚜라미과의 곤충으로 몸길이 17~21㎜에 진한 흑갈색을 띠고, 인가 주변의 초원이나 정원의 돌 밑 등에서 서식한다.

알 상태에서 월동하며 8월 중순에서 10월까지 나타나며 아름다운 울음소리는 수컷이 자신의 종족이 암컷을 부르기 위한 종족보존의 수단이다.

울산시청의 귀뚜라미는 강원대 박규택 교수로부터 전수 받은 생육환경에 맞는 귀뚜라미집을 지어 키움으로써 울산시청에는 사계절 모두 귀뚜라미의 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사육 방법이 알려지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애완용으로 많이 키우고 있다.

/ 이주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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