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려야겠다는 마음 뿐…” -강산호 선장 전승철씨
“꼭 살려야겠다는 마음 뿐…” -강산호 선장 전승철씨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6.02.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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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예인선 구조 도와 해경안전서 감사장

“구조 요청 무전을 듣는 순간 세월호 사건이 떠올랐어요. 나 하나라도 힘을 보태자는 마음에 급히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강산호 선장인 전승철(46·사진)씨는 지난달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예인선 침몰 사건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4m의 높은 파도가 울산 앞바다 선박 통신채널에 긴급한 구조 요청이 들어왔다.

“배에 구멍이 생겨 물이 차오르고 있다. 선원들 목숨이 위험하다. 구조해달라.”

다급한 목소리의 사고 선박 선장은 여러차례 구조 신호를 보냈다.

사고선박 지점과 불과 2마일 가량 떨어진 곳을 지나던 강산호 전승철 선장은 구조 요청 무전을 듣는 순간 “빨리 가서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 선장은 사고 해역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가는 도중 또 한번의 무전이 흘러 나왔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바다에 뛰어 들겠다. 꼭 구조해달라”는 외침이었다.

전 선장은 그 무전을 듣는 순간 “세월호 사건이 떠올라 빨리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명의 목숨이라도 살려야겠다는 마음 뿐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이미 울산해양경비서 경비함정과 헬리곱터 등이 구조 작업을 진행중인 상황. 파고가 높아 접근 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그는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조명을 밝게 비추고, 사고 지점 인근을 통항하는 선박과 조업중인 선박에 이곳을 피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전씨는 “더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파고가 너무 높아 더 접근하기는 어려웠다”며 “해경이 구조작업을 펼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조명등을 환히 비추는 등의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울산해경안전서 관계자는 “사고 당시 강산호 전승철 선장은 마치 내일처럼 달려와서 구조 활동에 도움을 줬다”면서 “해상구조는 민간선박의 도움이 절실한데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 선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7일 울산해경안전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전승철 선장은 “실제 구조활동에 도움을 준 것도 없는것 같은데 상을 받아 어리둥절하다”면서도 “앞으로 구조활동에 도움이 돼달라는 뜻으로 알고 항상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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