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근로자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고령근로자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1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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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양옥 교육홍보팀장 지산주택(주)
몇해 전 가을날의 어느 출근길 마치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듯한 은행나무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휭하게 부는 바람에 떨어진 잎사귀들은 동화 속에 나오는 금돈마냥 반짝거리며 거리를 구르고 오랜만에 제대로 느껴보는 가을 속 풍경인지라 온 마음과 넋을 빼앗겨 버렸다.

“아~ 세상은 너무 낭만적이야~!”로 시작한 아침. 내가 근무하는 곳은 아파트 위탁관리가 주업인 건물 등의 종합 관리업에 속하는 회사다. 위탁관리 뿐만 아니라 경비, 청소업을 용역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연령대가 상당히 높고, 그에 따라 고령근로자가 상당수이다. 이곳에서 교육홍보팀장으로, 한편으로 보건관리자로서의 업무를 하고 있으며, 교육홍보의 통상적인 업무 외에도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근로자들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으며, 특히 고령근로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고령근로자의 이런 저런 상황을 알게 되면 참으로 가슴이 저미어 옴을 느끼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얼마전 빌딩관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울산지역내에서도 산업재해자수가 꽤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일반인들은 산업재해라 함은 일반 사업장이나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 다치는 사람들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건물관리업 혹은 음식, 숙박 기타서비스업종에서도 산업재해로 인하여 다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처럼 건물관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중 고령근로자들도 많이 분포 되어 있을것이다.

자식들에게 대접을 받거나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겨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근로현장에 뛰어들어 생계를 걱정하고, 건설서비스업종에 맞는 형태의 근무를 해야 하니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현장에 출근 후 작업을 하다가 만약에 불의의 사고가 일어난다면 또한, 그 사고가 치명타를 가져와 거동을 움직일 수 없는 불구자가 되는 상상을 한다면 우리 주변에서 근무하시는 고령근로자들에게는 한번 더 큰 관심을 가지고 뒤돌아봄은 두말 할 나위없는 것이다.

나이가 많아서도 서러울 것인데 하물며 현장에서 작업을 하시다가 사고가 일어나 다친다면 그 설움이야 오죽할까?

고혈압, 당뇨, 게다가 간질환까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습관성 질환과 고연령에 가중되는 근로자 관리 측면에서 볼 때는 상당히 악조건이다.

작년의 경우 우리 회사에서는 고령근로자의 뇌·심혈관질환 관련 질병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안전관련 사고로 미끄럼 사고는 발생하였지만 그동안 꾸준히 운영해 온 안전보건교육의 실시 및 다양한 건강정보제공과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건강진단의 빠짐없는 참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타 사업장에서는 근로자를 위해 국가가 제공하는 것 보다 더 좋은 조건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도 있겠지만 여기서 굳이 건강진단을 말하는 이유는 고령근로자 관리에 대해 쉽게 접근하는 측면을 말하고자 함이다.

기업이나 건설현장의 일반 근로자는 보건관리자를 통해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으며, 아쉬운 듯 하지만 제도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올 7월부터 실시되어 노인 치료에 대한 가족부담을 줄여주고,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제도가 생겨 노인 질환 및 노인기능에 대한 평가를 다시금 하게 되는 질 높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책지원이 제공 되고 있어 갈증을 다소 해결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령근로자에 대한 관심과 집중은 포기하여서는 안되며 더 많은 투자와 비용을 투입해서 불행한 안전사고 등 미연에 예방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실을 간과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퇴근해서 돌아오는 길 아파트 입구에서 경비원 한 분이 연신 빗질을 하고 있었다.

바람으로 인하여 모아둔 낙엽들은 흩어져 버리고, 경비아저씨의 주름이 더 깊게만 보였다.

‘이궁! 저 낙엽들 죄다 불 질러 버릴까?’ 하는 싸늘한 마음이 들다가도 건강하게 일하시는 경비원 아저씨들을 보면 그나마의 위로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오양옥 교육홍보팀장

지산주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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