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다시 생각하자
추석을 다시 생각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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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중요시하는 2대 명절 중 하나인 한가위는 ‘풍요’를 의미한다.

한해 결실을 수확하는 물질적 축적과 그것을 나눠 베푸는 인간적 넉넉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 넉넉함을 개인의 치부(致富)로 돌리지 않고 공동체의 ‘상호부조’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중추절(仲秋節)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그 해 거둬들인 곡식, 과일로 조상에게 예(禮)를 갖추고 어려운 이웃에게도 정(情)을 나누는 습속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 동안 1백6만여명의 귀성객이 울산을 오갈 것이라고 한다.

작년 1백9만6천여명 보다 약 3만 6천명 줄어든 숫자다. 이렇게 귀성객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추석 연휴는 5일이었던 반면에 올해는 주말을 낀 3일이란 시간적 제약 탓도 있겠지만

국내 경기불황으로 인한 경제적 이유도 한 몫하고 있는 것 같다. 예로부터 약자 앞에서 으스대지 않고 궁핍한 사람에게 부(富)를 과시하지 않는 것이 한국전래의 예의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이점에 관한한 지역 금융기관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한가위를 목전에 두고 어려운 영세상인, 중소기업인에게 지나친 대출금 상환을 종용한다든지, 연체금 납입을 재촉하는 행태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상시에 ‘지역을 위한 몇 백억원 자금 방출’ 운운하는 것 보다 이 시점 부드럽고 정중하며 배려 섞인 말 한마디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 근로자들도 타 기업의 어려움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언행을 취하는 것이 옳다. 곤경에 처해있는 여타기업 종사자들 앞에서 지나친 자기과시를 일삼거나 비교우위로 상대방을 폄하하는 태도는 지역 공동체 구성원 끼리의 예의에 어긋난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이웃이 진정한 이웃’이란 말이 있다. 중추절이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약자를 보살피고 배려해야 하는 것이다. 눈을 돌려 그들을 찾아내고 다독거려 추석의 의미를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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