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의장의 선택
정의화 의장의 선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1.24 2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정의화 국회의장이 매스컴을 널뛰기하듯 타고 있다. ‘종편’에서는 그를 먹음직한 ‘안줏감’으로 삼고, ‘우파언론’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맹공격이다.

관심이 적어 깊이 알진 못하지만, 정 의장이 뭇매 맞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 듯하다. 하나는 국회법개정안과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청와대, 여당과 각을 세우는 일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꼬리 무는 정 의장의 ‘광주 출마’ 소문 또는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의 국민의당 입당’ 소문 때문이다. 급기야는 이 문제로 신경을 건드린 조원진 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향해 막말까지 내뱉었다고 온 매스컴이 떠들썩하다. 편의상, 조선일보 사설과 ‘조선닷컴 토론마당’의 글 일부를 인용해 본다.

<결국 막말 추태까지 간 국회의장과 여당 감정싸움>. 23일자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다. “자꾸 그렇게 하면 그 친구(조 수석부대표) 천벌 받는다.” 사설이 인용한 정 의장 발언이다. “…이날 양측 간에 오간 말은 험악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정 의장의 측근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간다는 이야기에 대해 답을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정 의장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자꾸 그렇게 하느냐’며 ‘(조 수석부대표에게) 길 갈 때 차 조심하라고 그래’라고 했다.…”

정의화 의장은 필자와 고등학교 동기다. 그가 잘 되기를 늘 바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몇 년도인지 기억은 또렷하지 않지만 그가 총동창회 회장일 때 필자는 공동총무의 한사람으로 그를 도왔다. 정치에 뜻을 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넌지시 조언도 건넸다. 그러나 그는 애써 부인했다. 직감은 한참이 지나 적중했다. 15대 총선을 앞둔 시점, 9인이 참여한 예비캠프(?)에 그는 필자도 참여시켰다. 이내 스스로 빠져 나왔지만…. 이 무렵 그를 측면에서 도운 이는 대부분 ‘포럼 신사고’ 창립멤버들이었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 박형준 국회사무총장, 김성국 부산대 교수, 정홍섭 전 신라대 총장도 일원이었다. 정 의장이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이 모임은 “열린 사고, 깨어있는 의식”을 표방하며 1994년 10월에 걸음마를 시작했다. ‘영호남민간인교류협의회’ 영남 쪽 회장도 지낸 정 의장이 영호남 화합’에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야기가 다소 길어진 것은 ‘정치인 정의화’의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과거의 행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정의화 의장과 박형준 사무총장의 인간관계이지 싶다. 정 의장은 ‘포럼 신사고’의 싱크탱크였던 박 총장을 무척이나 아꼈다. 부산 수영구 재선 도전에 실패한 박 전 국회의원이 정치낭인일 때인 2014년 9월, 정 의장은 그를 국회 사무총장으로 과감하게 발탁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정치’라는 용광로에 집어넣고 녹인 다음 끄집어내면 박 사무총장의 행보는, 물론 추론이긴 하지만, 정 의장의 그것과 전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진다.

조선닷컴은 지난해 9월 1일자 기사에서 <정의화 의장 내년 부산 중·동구 출마…광주 출마는>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정 의장이 그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내년에 부산 중·동구에서 출마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십시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산 중·동구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광주 출마’의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가 나오는가 싶더니 최근엔 자신이 은혜를 입은 새누리당을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뉘앙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역시 지레짐작이지만, 필자는 정 의장의 야망이 ‘총선’보다 ‘대선’ 쏠려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다. 그의 선택이 어떤 모양새로 나타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