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시대와 과학의 시대
종교의 시대와 과학의 시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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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종교의 시대와 과학의 시대가 겹쳐서 뒤범벅 되어있는 시간대에 살고 있다. 아주 옛날에는 종교의 시대이었다. 지금도 오지의 소수민족은 종교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행복해 하고 있다.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한 것이냐의 문제가 있지만 ‘편안하게 잠 잘 곳 있고, 오늘도 굶지 않고, 서로 만나서 어제 한 이야기 오늘도 다시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생활’이라고 해둔다. 세계 60개국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지금 당신은 행복하냐고 물렀더니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자기들은 행복하다고 가장 많이 답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어떻다고 대답했을까? 나이지리아는 대충 흙으로 움막 같은 집을 짓거나 나뭇가지로 얼키설키 해놓고 잠을 자는 나라이다. 물론 나이지리아의 대도시에는 유럽풍의 건축물과 서양식 침대와 햄버거와 코카콜라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잠 잘 곳을 만든다. 먹는 것은 우리와 비교가 안 되게 열악하다. 그래도 그들은 자기들의 삶이 행복하다고 한다. 그 연구자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웃과 속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들도 종교가 있고, 과학도 있다. 우리 같은 대통령 종교가 아니고, 속 편하게 살아가는 종교이다. 우리가 보는 보름달은 우리의 종교적인 달이다.

어느 대학에 특정 종교를 맹신하는 교수가 있다. 이 교수 때문에 그 종교에 대한 혐오감이 생기고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교수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알림장을 내놓는다. 그 교수는 꾸며서 거룩하고, 얼굴만 엄숙하고, 현찰 좋아 하고, 상품권도 서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 따지고, 순수 봉사는 남에게 요구하고, 자신은 작아도 권력이 있어야 하는 자리를 탐내는 사람이다. 시간강사 채용권한이라도 주어져야 일하는 척 위세를 부린다. 이 사람은 음식 가리는 것에만 과학이 있고 나머지는 종교로 판단하려고 한다. 과학은 무엇보다도 객관성이 먼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종교는 감성적 주관이 먼저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기적도 일어난다. 과학에서는 객관적인 사실만으로 합리성을 따진다. 이 사람은 이익 되는 것에 따라 편리하게 과학도 하고, 종교도 한다. 종교의 시대와 과학의 시대가 뒤범벅된 사람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만큼은 과학의 시대에 살아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 판단을 유지하려고 하는 태도가 쌓여진다.

울산의 종교적인 분포는 대략 불교 60%, 기독교(천주교 포함) 30%, 기타(무종교 포함) 10%로 잡는다. 현대자동차의 협상 결렬에 종교적인 분포를 대입시키면 가장 주관적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많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판단했으면 4개월이 되어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종교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감성적인 판단, 나에게 이익 되는 것만 좋아 하는 판단, 곧 주관적인 판단만이 우위에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노사협상 결렬은 종교시대적인 판단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가장 첨단을 달리는 자동차 생산의 기계설비는 과학을 기초로 한 것이다. 과학적 판단이 없으면 이런 기계와 설비는 갖추어질 수 없다. 과학성을 무시한 협상 결렬이다. 하루 빨리 과학, 이성(理性)으로 돌아와야 한다.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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