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와 삼각파도
한국경제와 삼각파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01.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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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고령층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20대와 50대 연령층의 빈곤율이 동반 상승했다. 20대는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고 50대는 은퇴 연령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2015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빈곤율(시장소득 기준)은 2013년 10.5%에서 2014년 11.0%로, 30대는 8.6%에서 8.9%로, 50대는 14.5%에서 14.9%로 각각 상승했다.

빈곤율은 시장소득(근로+사업+재산+사적이전 소득) 기준으로 중위소득(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값)의 50%를 밑도는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중위소득의 50%도 안 되는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산재해 있다는 보도가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각파도에 휩싸인 우리나라가 걱정이다.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삼각파도는 중국 불안과 저유가 후유증 그리고 북핵(北核)을 말한다.

뱃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삼각파도(pyramidal wave)’라고 한다. 이는 국지적으로 발생한 돌풍 때문에 서로 진행방향이 다른 두 물결이 부딪쳐 생기는 높은 파도다. 다른 파도와 달리 꼭대기가 피라미드처럼 뾰족해진다고 한다.

한쪽 파도를 타면 다른 파도가 배의 측면을 때리기 때문에 뱃머리를 어느 쪽으로 잡을지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가운데 정도가 한층 심해진 중국의 증시 폭락과 위안화 평가절하의 충격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폭락세 지속과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4차 핵실험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 경제는 또다시 캄캄한 터널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마지막 파도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수소탄’이다. 이는 북한이 4차 핵실험으로 발표한 것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 영향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모습을 보이던 금융시장이 한층 격하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올해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던 대외 불안요소가 새해 벽두부터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는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걱정하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선거철에는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 쏟아지는데다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집안에 웃음이 있어야 복이 온다고 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세상은 웃음을 잃고 있다. 먹고 살기 어려워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사회 분위기, 힘들어하고 꺼려하는 이들을 보듬고 살펴야하는 민생국회는 당리당략에 따른 지도층의 욕심 때문에 오리무중이다.

표를 준 유권자는 외면하고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내년에 있을 총선에서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정쟁의 이슈만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전쟁 중이다.

뭔가를 보면서 국민들은 박장대소(拍掌大笑)하고 싶지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는 웃을거리가 없어서 안타깝다.

웃음은 돈을 주고 사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힘든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잇따라 터지는 대외 악재 속에서 정부 당국은 금융시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다듬고 있다고 한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아니길 기대한다.

<신영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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