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울산’ 원한다면 판을 키워라!
'관광도시 울산’ 원한다면 판을 키워라!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6.01.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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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관광에 인문을 더하다-下 新관광도시 ‘울산’에 필요한 것은 ‘변화’
▲ 마을이야기길 조성사업이 한창 진행중인 장생포 안길에 그려진 고래벽화. 김미선 기자

‘산업관광’에 인문을 더하는 것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가능하다. 하나의 콘텐츠가 아니라 여러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울산의 산업관광은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기점으로 달리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더해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만 새로운 형태의 관광을 이끌어갈 수 있다.

◇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산업관광 이끌 것

울산 산업관광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만큼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당초 계획은 울산대공원 일대 23만여㎡에 8만476㎡ 규모로 4천393억원을 들여 건립하겠다는 것이었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 일정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 그 자체만으로도 울산지역의 ‘산업관광’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울산박물관과 각 기업체 홍보관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여주기식’ 관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물관 건립 계획에는 국내 산업기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기능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체험 등 직접 만질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콘텐츠의 계획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 스토리텔링을 넘어 ‘하는(Doing) 관광’으로

‘관광’을 관통하던 말이 있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관광인프라와 연계하는 것이다.

울산발전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 유영준 박사는 스토리두잉(Story-Donig)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때 스토리텔링이 유행처럼 번졌다. 지역 문화를 대표하는 이야기를 찾아서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만 찾아다니던 관광도 옛 이야기가 됐다. 이제는 그 이야기에 ‘체험’을 입혀야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보기만하는 관광보다 직접 해보는 관광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장생포 안길에서 옛 우물을 직접 떠보도록 하는 것,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발파 버튼을 직접 눌러보도록 하는 것, 환상의 섬 한켠에 앉아 기타를 들고 윤수일의 노래를 들어보는 것, 모형 자동차나 선박을 조립해보는 것 등.

산업관광은 각각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대표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 “관광콘텐츠, 오랜 시간을 들여 기획해야”

울산은 지금껏 관광이라는 분야에 소극적이었다. 제조업의 강세로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역적 이유도 한몫했다. 다시 말하면 울산은 그동안 관광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기획한 적이 없다는 의미다.

하나의 관광산업이 자리를 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관광산업은 기존 인프라와 콘텐츠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내고, 필요한 인프라를 늘려가는 과정이다. 그렇게 갖춰진 관광콘텐츠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얻을 때 활성화된다. 이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계적인 관광콘텐츠가 기획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계획으로 꾸준한 추진이 필요하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세부 콘텐츠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시의 장기적인 마스터플랜과 그를 뒷받침하는 행정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울산시가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는 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력’이라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영준 교수는 “울산지역의 관광을 충분히 이해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전문가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관광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인력풀도 다른 지자체보다 낮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울산은 산업관광 중심지로 충분한 콘텐츠가 있는 곳”이라며 “체계적인 기획과 지원이 이뤄진다면 관광 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동욱 구청장이 밝힌 청사진

▲ 남구의 산업 관광에 대해 설명하는 서동욱 남구청장. 정동석 기자
“남구의 모든 여건 결합해 산업·문화 아우르는 복합관광메카로”

“‘산업’과 ‘관광’, 이 두가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두가지가 함께 있기 때문에 울산광역시 남구가 더 매력적인 겁니다. 남구가 가진 모든 여건을 결합해 산업과 문화를 아우르는 융·복합 관광을 펼칠 겁니다.”

2016년 새해를 맞은 서동욱 남구청장은 관광산업이 남구의 새로운 100년의 성장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구가 울산 산업관광의 중심지라는 데 강한 확신을 보였다.

“남구에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석유화학공단이 있고 대한민국 공업입국의 출발지의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딘 공업센터 기공식이 열린 곳, 산업역사의 상징물인 공업탑 등이 있다. 곧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 남구에 들어서게 된다. 이를 계기로 산업발상지로서 역할과 관점을 되돌아보고 미래 첨단 산업·관광도시로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구상할 것이다. 산업화를 이끌어낸 근로자들의 피땀과 눈물을 스토리로 엮어 노동의 가치와 산업기술인들의 소중함을 알리고 주변 인프라와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남구에 담겨있는 이야기거리에 대해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구는 울산의 문화역사적인 대명사로 불리는 고래와 처용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는 곳이다. 고래의 장생포, 처용설화의 처용암과 개운포 성지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소재다. 산업부흥의 역사, 산업화의 생생한 현장 등도 남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가능케 하는 점이다. 수대에 걸쳐 살아온 고향을 하루아침에 떠나야했던 공단 이주민, 국가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피땀 흘린 노동자, 공단에서 뿜어낸 악취와 폐수, 이 때문에 고통받던 시민들까지도 모든 것이 남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장생포의 공단 풍경을 ‘특색’으로 발전시키고 관광객들을 머물게 할 계획도 제시했다.

“장생포가 공단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 관광지로서의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오히려 장생포만의 특색이 될 수 있다. 고래등대는 석유화학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산업단지를 조망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올해 타당성 용역을 통해 경제성을 검토한 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다. 고래문화마을을 오가는 모노레일도 야간에 운영하는 등 야간의 즐길거리를 늘리면 장생포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객’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관광 중심지로서, 산업의 요충지로서 장생포의 가능성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였다.

“장생포는 제조업과 항만산업의 요충지이자 국내 유일의 고래관광 인프라가 집중된 관광명소다. 최근 울산대교가 개통되고 고래문화마을이 개장하면서 지역의 발전 잠재력은 한층 높아졌다. 장생포를 통해 남구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울산의 관광산업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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