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급병원 지정 1년, 향후 역할은?
맞춤형 공공의료정책 필요
울산상급병원 지정 1년, 향후 역할은?
맞춤형 공공의료정책 필요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01.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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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교병원 조감도.
울산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지 1년이 지났다. 울산에도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이 생기면서 1차-2차-3차간 지역 의료전달체계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증치료기관이 없어 타 지역으로 원정치료를 가야했던 시민들은 이제 울산으로 돌아오고 있다. 울산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울산대학교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승격은 울산 의료계가 발전할 터닝 포인트가 됐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후 1년이 지난 올 해 이뤄나가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 지역 의료전달체계 완성

울산대학교병원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거시적으로 지역 의료전달체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로써 1차, 2차 의료기관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치료는 무조건 큰 병원으로’ 라는 인식의 전환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울산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하면서 병원의 문턱은 높아졌지만, 가벼운 질환은 1차, 2차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하는 지역 의료 자원 활용도를 높여줄 수 있게 됐다.

또 중증 환자는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고, 타 지역 유출 환자도 줄여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울산시의사회 변태섭 회장은 “울산에도 상급종합병원이 생김으로써 지역 내에서도 고위험환자와 급성기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로 인해 환자 역외 유출도 점차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공공병원으로써 역할 다 해야

지역 의료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 고위험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역 ‘공공병원’으로써 중책을 맡아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다. 또 이익을 우선하는 민간 병원을 견제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울산병원 이주송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한 만큼 울산지역 특성에 맞는 의료 인프라 구축에 노력하고 지역 병의원들과의 협력 체계 강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의사회 변태섭 회장은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정부지원 국책 사업 참여에 제한이 따랐으나 이제는 지역 의료계가 함께 다양한 사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또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공공의료기능을 한층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울산건강연대는 지역 상급종합병원이 이익을 우선하는 민간 병원을 견제하고, 의료비가 상승하는 부분에도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짚었다.

김현주 집행위원장은 “무조건 퍼주는 자선병원 개념의 공공병원이 아니라, 과잉진료를 권유하는 민간 병원을 견제하고, 적정한 진료를 하면서도 예방을 우선시하는 공공병원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보건정책개발하는 역할도

지역 의료계에서는 공공의료기능 강화를 강조하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울산의 보건의료정책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울산 보건의료정책은 시 보건정책과에서 주체가 되어 마련하고 있다. 시민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보건의료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실제 울산과 가까운 부산대학교병원의 경우 지난 2008년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이라는 부서를 설치해 부산시, 부산의료원 등과 함께 지역 공공의료사업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 의료 전문가들이 나서서 울산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울산만의 보건의료정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역 의료계는 강조했다.

울산건강연대 김현주 집행위원장은 “울산대학교병원에도 사회사업실이 있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후원을 받아 생활이 어려운 환자의 의료비를 감면해주고, 무료로 시술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기능을 확대한 기구가 필요하다”며 “과거 울산의 보건의료정책은 인제대나 계명대 등 타 지역에 의지해 세우기도 했었는데, 그 역할을 울산상급종합병원이 선도적으로 나서 울산시와 함께 울산 환경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학교병원도 질 높은 의학 연구와 국책 사업 참여에 힘쓰는 등 보건의료정책을 연구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공감했다.

울산대학교병원 김문찬 대외협력홍보실장은 “그동안 울산대학교병원이 종합병원이라는 한계로 인해 질 높은 의학 연구를 하고, 진료성과를 달성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상급종합병원 전환 후 보건 의료 국책 사업에 참여 폭이 넓어진 만큼, 공공의료 등 지역 의료계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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