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될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잘 될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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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말고도 우리 속담 중에 유전인자를 강조하는 것이 또 있다.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해석이 엇갈리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이다.

본래 속담은 여러 대에 걸쳐 경험적으로 얻은 지식을 지혜로 활용하기 위해 입에 잘 오르내릴 수 있도록 낱말의 리듬과 대응가(對應價)를 조화시켜 만들어진다. 콩과 팥은 리듬이 단음절로 잘 맞는다. 다음이 대응가, 콩과 팥이 무엇에 대응하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옛날 죄수들에게는 보리밥이 아니라 콩밥을 먹였다. 그 연유를 잘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과학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죄수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들을 골고루 먹이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 드는 일이다. 가끔 TV 프로그램에 미국의 감옥이 소개되면서 죄수들이 식판을 들고 음식을 선택해가며 먹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들 상식으로 안 될 일이다. ‘죄수한테 벌을 주어야지 영양가 따져서 될 일인가?’이다. 결과적인 이야기이지만 여러 가지 기본 영양소들이 들어 있는 콩이 밥에 섞여 있어서 죄수들은 영양가 부족으로 병에 걸리는 일이 없이 감옥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여간 콩은 ‘천한 백성’을 가리킨다. 이에 대비하여 팥은 ‘양반’에 대응된다. 양반집 어른 밥에는 팥을 넣는다. 팥을 고급으로 취급하여 밥맛을 좋게 하려고 넣는다. 결론적으로 상놈(천한 놈) 집안에는 상놈이 나오기 마련이고(콩), 양반 집안에는 양반이 나오기 마련이다(팥)는 유전법칙을 가리키는 것이다.

교육은 출발부터 떡잎도 없고, 콩도 없고, 팥도 없다. 모두를 똑같이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다. 학교 교실수업에서 학생, 학습자를 개별화하는 것은 1대1이라는 가장 바람직한 교수·학습 상황을 말한다. 교사 하나에 학생 하나이다. 상놈의 자식과 양반의 자식을 차별화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즈음 표현으로 가진 자의 자식과 못 가진 자의 자식을 구별하여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말로 개인차를 존중하여 그 개인에 맞게 학습속도를 조절하고, 그 개인에 맞는 가르치는 방법을 찾아 학습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근접하려고 학급당 60명 정원을 35명 선으로 줄이는 것이다. 더 줄여서 옛날 우리의 서당으로 가면 가장 이상적인 상태가 된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일이다. 더욱이 맹자 어머니의 말을 빌려서라도 타고난 기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현대의 지배적인 교육사상(敎育思想)이다. 이렇게 하려면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울산은 교육예산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머리에 띠 두르고 항의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울산의 교육예산을 확충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 하나가 세원(稅源) 확보로서 자동차 번호판의 다양화이다. 자율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여 자기 자동차에 독특한 아이디어로 번호를 부착하고, 이에 따른 일정액을 교육세로 납부하는 것이다. 가정마다 가훈을 쓸 수도 있고, 애인의 이름을 쓸 수도 있고, 존경하는 사람을 쓸 수도 있다. 이렇게 거두어들인 세금으로 학교 학습 환경 개별화에 힘쓰는 것이다. 이런 자동차가 전국을 돌면 울산의 자동차는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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