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놈, 참 맛나것다
고놈, 참 맛나것다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12.1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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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강동 겨울 먹거리
▲ 대게 찜.

겨울바다는 여름과 달리 오묘하다. 분명 바닷바람이 매서운데도 시원함이 있다. 한해를 정리하는 12월, 지나간 1년을 완벽히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마음 언저리에 남는 후회와 아쉬움을 털어버리기 좋은 곳이 겨울바다다.

겨울바다는 가까운 곳에 있다. 북구 강동의 겨울바다는 운치도 있지만 대게와 가자미 등 먹거리로도 유명하다. 느긋한 주말 오후 북구 강동의 겨울바다에서 올 한해의 아쉬움을 모두 던지고 정자항의 해산물로 신선함을 가득 채우는 것은 어떨까.

 

▲ 정자대게의 달콤한 맛을 각종 요리로 맛볼 수 있는 식당 ‘바다바라기’의 박상준 대표가 킹크랩을 들어보이고 있다.

◇추울수록 살이 차고 단맛이 도는 ‘정자대게’

날씨가 추워질수록 살이 오르고 단맛이 돈다는 정자대게는 12월부터 3월까지 제철이다.

대게는 영덕이나 울진, 혹은 강원도 북부에서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구의 강동과 정자도 숨겨진 대게 고장이다.

지금 강동과 정자에 가면 대게와 가자미 조업이 한창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자대게는 러시아산 킹크랩처럼 살이 많지는 않지만 살이 부드러워 맛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황갈색을 띠는 정자대게의 장은 쑥색의 강원도산 대게의 장보다 훨씬 고소하다. 그래서 정자대게를 먹을 때는 꼭 게딱지에 따뜻한 쌀밥을 비벼 먹어야 한다. 강원도산에 비해 다리는 짧은 대신 훨씬 큰 몸통을 자랑한다.

일품의 맛 덕분에 정자 일대에는 수많은 대게요리 전문점이 줄지어 있다. 향긋함과 신선함으로 가득한 정자대게를 맛 보려면 그 중에서도 ‘바다바라기(대표 박상준)’를 찾으면 된다.

일반적인 찜요리부터 각종 코스 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대게(홍게 혹은 정자대게), 박달대게, 랍스터, 킹크랩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대게 코스를 시키면 우선 찜기에서 갓 나온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적당하게 쪄진 대게의 통통한 다리살을 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살살 녹는다’는 말이 나온다.

바삭한 대게튀김의 식감도 재미있다. 딱딱한 껍질이 바스락거리고 부숴지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대게볶음밥과 대게매운탕도 추운 겨울에 얼어붙은 마음까지 얼큰하게 달래준다.

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바다바라기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은 ‘짬뽕물회’다. 짬뽕물회의 비법은 제주도 해녀 출신인 이신정 할머니에게 박상준 대표가 직접 전수받은 것이다. 오래 전부터 물회를 기본으로 한 육수가 현재의 짬뽕 물회의 시초다.

바다바라기의 정자대게, 홍게, 수입산 박달대게와 킹크랩, 랍스터 등은 택배를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다. 박 대표가 직접 수입하는 대게는 도소매로도 구입할 수 있다. 바다바라기 홈페이지(m.blog.naver.com/zooni77/220293081455)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가게(☎052-282-8866)로 하면 된다.
 

▲ ‘바다바라기’에서 맛보는 정자대게 코스요리. 대게볶음밥과 박달대게 튀김이 먹음직스럽다.

◇ 고소한 살맛에 식감 최고 ‘강동 참가자미’

최근 정자항에서는 가자미 잡이도 시작됐다.

가자미는 살이 고소하고 씹는 감촉이 좋아 미식가들에게 인기다. 가자미는 단백질이 많고 칼로리가 낮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4월의 수산물’로 뽑히기도 했다.

갓 잡은 싱싱한 활어는 직판장으로 옮겨져 횟감으로 사용되고 신선도가 떨어지면 건조한 뒤 밑반찬용으로 사용된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가자미 활어의 80%는 바로 이곳, 정자항을 통해 들어온다.

2013년에는 어획량이 1천500여t이 넘을 정도다. 최근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정자 참가자미의 명성은 식지 않았다. 매주 주말이면 수천명의 관광객과 미식가들이 정자항을 찾는다.

정자항 인근에는 가자미 전문집이 수백 곳이 넘게 들어서 있다. 대체로 ‘○○참가자미’의 상호를 달고 운영되는 전문점은 가자미 활어회와 물회를 4만원 내외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다. 가자미 미역국이나 가자미조림, 매운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제전장어도 ‘으뜸’

제전장어는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담백하기로 유명하다. 마을 앞바다에서 잡히는 싱싱한 장어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장어에 비해 비교적 크기가 큰 제전장어는 제전에서 나는 돌미역을 먹고 자라 다른 곳 장어보다 더욱 살이 토실토실하다.

돌미역 먹은 장어를 큼지막하게 손질해 마을 노파들로부터 비법이 전수된다는 마법의 양념장을 발라 석쇠 위에 올려놓면 절로 군침이 돈다. 한점을 조심스럽게 집어 입에 넣으면 쫀득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가 새삼스럽다.

제전에서 직접 심은 채소를 곁들인 쌈은 입안에 상큼함을 더한다. 장어로 담백함을 채운 뒤엔 얼큰한 곰장어 매운탕으로 든든한 기운을 채우는 것도 좋다.

글=윤왕근 기자 ·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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