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연임 집행부 흔들기
사상 첫 연임 집행부 흔들기
  • 김영호 기자
  • 승인 2008.09.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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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공약 ‘주간연속2교대제’ 반대 현장조직 위상강화 목적
■ 잠정합의안 부결사태 몰고 온 현대차 노-노 갈등 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노사를 충격과 허탈감에 빠트린 이번 합의안 찬반투표 부결사태는 산별 중앙교섭과 지부교섭을 거치면서 불거진 초유의 ‘노노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 노조집행부의 경우 지난 2005년 지부장 선거에서 창사 41년만에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뒤 또다시 지난해 10년만에 무분규 임협 타결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내면서 노조 사상 처음으로 연임됐다.

이런 현 노조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투위가 올해 노사협상에서 또다시 주간2교대와 관련해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약화될 것을 우려한 다른 현장노동조직들이 위기감이 부결운동을 벌이는 등 현장 여론의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 비판의 목소리=시트 등을 제조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납품하는 울산시 북구의 한일이화 노조의 박한용 사무장은 7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내 민주현장, 현장연대 등 현장노동조직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왜 한일이화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협력업체 등꼴빼서 (임금이) 올라갈 때 협력업체는 6만원을 넘긴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얼마 타고 지지난해에는 어떻게 타결 되었는지 적어 볼까요”라며 “회사에서는 (현대자동차) 눈치 보여서 (앞으로 임금을) 더 못준다고 하니 업체 물량에나 신경 써 주시길 부탁한다. (같은 금속노조) 동지로서 최대한 양심을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향후 협상 전망은=지난 2001년 임단협과 2002년 임협 때 노조조합원 1차 찬반투표에서 각각 45.66%와 49.5%로 부결됐지만 노사가 조속히 협상을 재개해 ‘수정합의안’을 마련, 2차 투표에서는 가결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당시 재협상에서 1차 협상 잠정합의안 보다 월등히 향상된 합의안으로 가결된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도 재협상을 통해 얼마나 더 나은 합의안이 도출될 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지난 1991년에는 1,2차 투표에서 부결된 뒤 3차 투표까지 가서 가결되는 전례없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으며, 이에 앞서 1990년 임단협에는 1차 투표가 부결된 뒤 노조위원장이 직권조인하기도 했다.

현장이 집행부 조직인 민투위와 반 민투위 조직 등 두갈래의 구조로 나눠지는 노노갈등으로 인해 부결사태까지 이어진 만큼 이런 갈등을 봉합하고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조속히 재협상을 통해 타결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미 임협 과정에서 재협상까지 거치면서 노조측에 ‘최대한의 협상 카드’를 제시했다는 회사로서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당장 ‘진전된 안’을 또 제시하며 재협상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회사가 일단 숨고르기를 한 뒤 재협상에 나설 경우 추석 전 올해 임협 타결은 힘들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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