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조형물을 보며 32 신라기술과 美學의 에밀레종 ③
신라조형물을 보며 32 신라기술과 美學의 에밀레종 ③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0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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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飛天)은 인도신화의 의인요정에서 비롯된 힌두교와 불교의 천인(天人)이다. 서양기독교의 천사는 날개가 있으나, 비천은 천의를 입고 팔에 두른 길고 넓은 띠로 하여금 허공에 날고 이동을 할 수 있고 주악과 춤, 꽃을 뿌리고 다닌다. 중앙아시아를 거쳐 돈황, 윈강석굴벽화부터 우아하고 아름답게 변모되어 도교의 선녀로 착각하기도 한다.

비천상의 종은 중국, 일본은 물론 백제나 고구려에도 없다. 신라 종 만의 오대산 상원사종과 남원 길상사종, 동국대박물관 파손 종의 비천상은 피리, 생황, 비파 등을 연주하는 비천상이며, 향을 받든 공양비천상은 성덕대왕신종이 유일하다.

비천의 주변에는 당초 줄기가 말리면서 유연하게 위로 뻗어 올라간다. 이를 보던 관광객이 왜 비천이 불길에 싸여있는가? 라고 말한다. 그와 같이 율동지향의 당초문양은 하늘에 이를 듯이 굽이치며 펴져나가는 종소리를 암시적으로 상징한다. 그러한 당초문양 구성이 비천상의 조형수준을 가름할 수 있어, 신종의 당초 문양부조는 또한 일품 걸작이다.

성덕대왕신종 비천상은 좌우대칭 으로 배치된 한 쌍의 비천이 당좌의 좌우에 저부조(low Relief)화 되어있다.

대칭의 한 쌍비천상을 탁본한 2폭짜리 병풍을 불교가정에서는 제사용으로도 사용한다. 또한 신혼방의 장식과 겨울바람 막이는 물론이고, 신혼의 방을 엿보는 외부시선을 차단할 수 있어 둘만의 분위기조성용으로 안성맞춤이다. 그 때문에 새 색시가 친정을 떠날 때는 필히 챙기던 장식가구가 되었다.

부조(浮彫)는 평면의 배경에서 돌출되는 주제를 환조(丸彫)의 입체와 그림의 평면을 혼합한 미술상의 기법과 이어서 시각도와 원근 등, 여러 가지의 기법요소들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조보다 어렵다. 초보 조각들은 통상적으로 입체물이 배경벽면에서 돌출상태의 조소(彫塑)이기 때문에 그 물체의 2분의 1만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하며 유치할 수밖에 없다.

주제가 배경벽면에서 솟아오른 정도에 따라 고, 중, 저부조로 나뉜다. 석굴암 금강역사는 거의 환조와 같을 정도의 고(高)부조이고, 동전에 새겨진 위인얼굴이나 다보탑등은 저부조이다. 저부조일수록 어려워서 신종의 여러 가지의 저부조는 고도수준이다.

그런데 이 두 쌍비천상부의 유곽에는 젖꼭지 유두(乳頭) 모양의 유가 3열 3항의 9개씩 4곳 유곽에 36개가 솟아 있다. 그런데 이 유가 솟아 있는 기능적인 면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다.

<계속>

/ 이동호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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