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리고… 낭만
겨울 그리고… 낭만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5.12.0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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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주전마을
▲ 주전항 전경.

차디찬 바람이 부는 겨울 바다 앞에 섰다. 파도는 무섭게 일고 있지만 겨울 바다는 고요함이 느껴진다. 흔히들 겨울 바다라고 하면 찾는 이 없이 황량한 해변에 바닷바람만 매섭게 부는 곳으로만 떠올린다. 그렇지만 겨울 바다에는 낭만이 있다. 밤새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고, 불어오는 찬바람을 온전히 마주하며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동반자와 함께라면 겨울 바다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 주기도 한다. 한해를 정리해야 하는 12월. 도심과 가까운 동구 주전마을을 찾았다.

◇ 몽돌해변의 아름다운 파도소리

주전마을은 옛길인 남목에서 산허리를 따라 굽이굽이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 연인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이곳은 가는길에도 사랑이 묻어나는 느낌이었다.

주전마을에 도착하자 몽돌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부딪혀 푸르른 음악을 만들어낸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면 다시 바다가 펼쳐지는 해안길이 이어진다.

울산 12경 중 하나인 주전해안은 동해안을 따라 1.5km의 해안에 직경 3~6cm의 새알같이 둥글고 크코 작은 까만 자갈(몽돌)이 길게 늘어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주변에는 노랑바위, 샛돌바위 등을 찾는 재미도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상상도 못할 아름다운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건 축복일 것이다.

 

▲ 주전항 등대 모습.

◇ 빨간 등대가 우리를 반겨주는 곳

항구에 빨간 옷을 입은 등대가 우두커니 서 있다.

방파제는 색동옷을 입었다. 알록달록 이뻐 어느새 포토존이 돼버렸다. 잔잔한 물결 사이로 푸르름과 빨간 등대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풍긴다.

등대로 향하는 길에는 해녀반신상이 보인다.

바다속에서 해산물을 잡는 모습을 보니 미술관에서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과 같았다. 다양한 각도로 펼쳐지는 해녀들의 표정이 입체적이다.

주전마을을 대표하는 해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붉은탑 등대는 위풍당당한 모습을 자랑한다. 그 옛날, 이 동네 어부들은 등대를 보며 만선의 꿈을 싣고 집으로 향했을것이다. 발을 동동 구르며 언제 오는지 마중나와 기다리는 아낙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이제 등대는 정열적인 붉은색 옷을 입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행운을 비는 것 같았다.

 

▲ 주전항 벽화.

◇ 돌미역과 전복 맛이 좋은 주전마을

주전은 돌미역과 전복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특히 주전 자연산 돌미역은 거친 파도속에서 자라 쫄깃한 맛과 미역 향이 풍부하다.

미역국을 끓이면 뽀얀 국물이 우러난다. 바다의 맛과 향기 그대로 살아있어 그 맛은 일품이다.

이 미역을 먹고 자란 전복은 풍부한 단백질을 품고 있어 보양식으로 딱이다.

이곳 전복은 해녀들이 직접 채취해 다른 지역보다 맛도 좋고 크기, 품질 등이 아주 뛰어나다.

신비로운 푸른색으로 빛나는 주전마을을 걷는 내내 한해를 돌아보며 맑은 바다의 기운으로 마음을 가득 채웠다.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 바다를 본다. 아무도 이해 못받는 혼자임을 느낄 때 나는 바다를 본다. 사랑이 길게 물 흐르는 바다에 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이해인 ‘겨울바다’, 1945)

글=강은정 기자, 사진=동구청 제공

▲ 주전해안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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