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 ‘탄소산업과 전통문화’
새로운 만남, ‘탄소산업과 전통문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1.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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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빈(전주동암고 2)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 먹거리 축제인 전주비빔밥축제가 열렸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전통문화전당에 들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올해 전주비빔밥축제의 슬로건은 ‘전주, 맛있는 춤을 추다’였다. 비빔밥의 온갖 재료들을 창의적으로 잘 배열하면 형형색색의 재료 색깔들과 더불어 아름답게 춤을 추는 모습이 저절로 떠오를 것 같다. 비빔밥 맛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행사장에서는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 음식도 맛볼 수 있었다. 맛이나 모양이 군만두와 비슷했다. 음식재료를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단지 소스가 독특했다. ‘음식을 잘 응용하면 아시아, 나아가 세계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성공비결은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그 나라 사람들의 식성이나 취향과 잘 융합하면 될 것 같다. 지금 곳곳에서 퓨전음식이 잘 나가는 이유다.

나는 요즘 융합에 관심이 많다. 핸드폰과 컴퓨터가 만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스마트폰이 탄생했다. 생활이 편리해진 만큼 개인시간과 가족 간에 대화시간을 빼앗는 단점도 있다.

전주 시내를 다니다보면 곳곳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전통문화와 탄소산업의 중심, 한국에는 전주가 있습니다’ 문득 궁금해졌다. 전주하면 ‘전통문화’는 이해가 되는데 ‘탄소산업’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다. 전통문화와 탄소산업은 문과와 이과처럼 전혀 성격이 다른데 왜 단짝처럼 등장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기에도 융합이 숨어 있었다. 머지않은 장래에 CO2 증가로 야기된 지구온난화 및 석유자원의 고갈 등으로 인류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탄소산업은 기존 소재보다 탁월한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미래신소재인 탄소(carbon) 소재를 바탕으로 한 산업이다. 탄소소재는 우수한 성질 때문에 자동차, 스포츠, 우주항공, 신에너지, 디스플레이, 오염방지장치 등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 고강도, 초경량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소재는 무게가 많이 나가 에너지 소비가 많다면 탄소소재는 초경량, 고강도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에너지 소비량이 적다. 대표적인 연구 활용분야가 바로 자동차 경량화다. 기존 금속소재 대신 플라스틱소재로 자동차를 만들게 되면 당연히 가볍게 되고 연비가 향상될 것이다. 이와 같이 탄소산업은 미래의 지구환경 보존에 엄청나게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전통문화는 그 나라에서 발생하여 전해 내려오는 고유문화로 그 속에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고스란히 깃들여 있다. 현대문화가 빠르고 기성적인 특성이 있다면, 전통문화는 느리고 자생적인 문화다. 이러한 전통문화 특성으로 쓰고 있는 물건은 오래도록 사용하게 되어 쓰레기가 적게 배출되고, 또 필요한 만큼 스스로 생산해내는 자생적인 특성으로 인해 보다 더 환경친화적이다.

인류사회에 있어서 문화의 발달은 종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지는 닥나무를 주원료로 하여 만들기에 순우리말로 닥종이라고도 한다. 종이가 숨을 쉰다는 과학기술로 만든 종이가 바로 한지다. 한지가 우리나라에서 언제 만들어졌는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천년이 지나도 글씨가 변하지 않는 것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다.

한지는 우리민족 생활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오늘날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세계 속에 한지의 우수성을 펼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만난 한지로 만든 갑옷과 장식장을 보곤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탄소산업과 전통문화. 그러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둘 사이에 숨겨져 있는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나는 고민 끝에 ‘환경’을 찾아냈다. 탄소산업과 전통문화는 머지 않은 미래에 꼭 필요한 산업과 문화라 할 수 있다. 에너지 소비가 적은 착한 탄소소재로 만든 물건을 사용하고, 거기에 느리고 자생적인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이 어울리면 지구환경을 보존하는데 효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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